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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3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내 아이의 대체 매뉴얼

 

그럼 신호, 행동, 보상의 공식을 알았으니 여기에 기계적으로 대입하면 수월하게 문제가 해결될까요? 여기에서 정유진 쌤은 무시무시한 예를 하나 설명해줍니다.

1970년대 YCLA에서 머피 커크라는 아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나 진행했습니다.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인 커크는 드레스를 입고 꾸미고 인형놀이 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를 걱정한 부모에게 무료로 아이를 치료해주겠다며 실험 제의가 오죠. 커크는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인형 장난감이 있는 곳과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자동차 장난감이 있는 곳이 함께 있는 실험실로 안내됩니다. 박사는 부모에게 인형을 가지고 놀면 무대응을 하고, 자동차를 가지고 놀면 엄청난 칭찬과 스킨십을 해주며 재미있게 놀아주라고 하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부모의 눈치를 살피던 아이는 점점 자동차를 가지고 놀기 시작합니다. 실험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도 남자다운 행동을 하면 보상을 주고, 여자 같은 행동을 할 때마다 빨간 칩을 주고 그 빨간 칩의 개수만큼 체벌을 하도록 합니다. 이 아이는 어떻게 자랐을까요? 아이는 외모부터 남성미가 넘치는 군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38세의 나이로 자살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행동 뒤에 숨겨진 아이의 마음을 보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공식을 배우는 건 아이를 처벌하고 아이의 마음을 억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것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고,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원하는 것을 유능하게 얻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 울고 떼쓰는 행동을 하던 아이에게 새로운 행동 패턴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죠.

대표적인 새로운 행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부탁하기

설득하기

건강하게 거절하기

아주 작은 원칙 지키기

2단계

기다리기

받아들이기

 

하지만 엄마들은 1처럼 아이가 혼자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지도 않고 기다리라고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배도 만들어주지 않고 헤엄쳐 오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가 1처럼 부탁하고, 설득하고, 건강하게 거절할 수 있게 되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가 자신에게 오게 됩니다. 즉 부탁하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어른이 되어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에도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고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요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이처럼 자신에게 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효능감(통제감)이 커집니다.

 

Step4 훈육 적용하기ㅡ1단계 진정 시키기, 2단계 가르치기

 

그렇다고 해도 울며 발악하는 아이에게 울지 않고 부탁하면 들어줄게’, ‘많이 속상했지?’와 같은 말이 먹힐 리 없습니다. 아이가 울고 떼쓰는 상황은 머릿속이 짜증나, 짜증나가 가득한 상황이라 누가 뭐라고 해도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울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을 때 협상이나 훈육, 가르치기등을 시도해야 합니다. 울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은 고도의 감정조절 능력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 능력이 36개월을 기준으로 형성되는데 10세에 닫힌다고 하니 요 시기에 많이 연습해두면 좋겠지요.

 

울면→기다리기 모드

잦아들면→소통 모드 ♡보상

 

이걸 단계별로 나누면 1단계 엄마한테 오세요” 2단계 울지 말고 와줄래?” 3단계 울지 않고 얘기해줄래?”가 됩니다. 아이가 울 때 엄마는 옆에서 의연한 미소를 짓고 있어야 합니다. 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찹쌀떡가루님의 블로그를 보면 아이가 울 때 옆에서 즐겁게 휴대폰을 보고 있는 찹쌀떡가루님의 묘사가 많습니다. “그렇게 갖고 싶었어? 이리 와봐와 같은 말에 긍정적 대답이 돌아온다면 이는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실전편: 아이에게 적용해 보았습니다

 

평소 저희 아이는 조절 능력이 강한 편입니다. 그런데 강의를 듣고 온 날 실전에 적용해보라고 그랬는지 밥을 먹다가 김에 밥이 마음대로 싸지지 않는다고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요때다! 싶었지요.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바로 물어봅니다. “왜 우는 거니?” “웅얼웅얼울음소리 때문에 뭔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울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우선 울음을 그쳐봐.” (최대한 의연하게)

웅얼웅얼

뭐라고? 일단 울음부터 뚝 해볼까? 울면 무슨 말인지 엄마가 몰라.”

이제 울음이 거의 멈췄습니다.

뭐라고? 뭐가 필요한지 말해주면 엄마가 들어줄게.”

밥에 김이 잘 안 싸져요. 엄마가 싸주세요.”

이렇게 바로 써먹었는데, 이날 아이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었는지 블록을 쌓다가 또 울음을 터뜨립니다. 무리하게 쌓아서 자꾸 무너지는 건데 자기 방법대로 꼭 하고 싶은가 봐요. “일단 울지 말고 말해봐.”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린 다음, 같이 방법을 생각해봅니다. 아이는 제가 제안한 방법이 마음에 들었는지 바로 싱글벙글합니다.

제가 꼭 이 방법을 적용해서 아이가 건강하게 요구할 능력을 키워줘야겠다고 생각한 건 제가 그렇게 못하기 때문입니다. 화가 나거나 감정이 잘 추스러지지 않아서 마음은 마음대로 상하고, 얻어야 할 건 못 얻는 경우가 살면서 참 많았거든요. 제 아이는 부당하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고 필요한 것을 요구할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아이의 감정조절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선 저부터 감정조절을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번엔 심하지 않은 경우였지만 때에 따라 저의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으니까요. 알아두면 정말 유용한 육아 꿀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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