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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데콧 상은 미국어린이도서관협회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그림책을 쓴 사람에게 주는 문학상으로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영어로 되어 있어야 하고 미국인이거나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에게 준다는 제한이 있다.  개인적으로 '칼데콧 상'을 받은 그림책을 선택하면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갖고 있는 세 권의 그림책은 전부' 칼데콧 아너 상'을 받은 작품인데, 칼데콧 상은 칼데콧 메달과 칼데콧 아너상이 있다고 한다. 칼데콧 메달이 최우수상에 해당하며, 칼데콧 아너는 1~5권 정도의 우수작에게 수여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구분 없이 사용되는 것 같다.

 

깊은 밤 부엌에서/모리스 샌닥/시공주니어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유명한 모리스 샌닥. <깊은 밤 부엌에서>는 한밤중 요란한 소리에 잠이 깬 '미키'가 빵 만드는 부엌으로 떨어져 미키 빵이 될 뻔하다가, 반죽으로 비행기를 만들어 제빵사 아저씨들에게 우유를 부어 주곤 다시 돌아와 잠을 청하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이 한번쯤 꿈꿔봤을 만한 이야기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미키가 부르는 노래도 라임이 딱딱 맞고, '미키' '밀크' '밀키웨이'라는 말을 사용해 비슷한 말이 주는 재미를 선사한다.

 

알록달록 동물원/로이스 엘러트/시공주니어

 

"우리는 모양을 만들고 색깔을 칠해서 많은 동물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동물들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머리, 귀, 입, 코만 뚜렷하게 만들면 되지요.

여러분도 동물들을 많이 알고 있나요?

이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동물들을 만들어, 여러분만의

알록달록 동물원을 꾸며보세요."

 

이 책에 나오는 문장은 이게 다이다. 책은 별, 원, 정사각형, 삼각형, 직사각형, 하트, 타원, 마름모, 팔각형, 육각형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동물들을 소개한다. 첫 장을 펼치면 동그라미, 세모, 네모로 만들어진 호랑이 얼굴이 나타나고, 동그라미가 뚫린 책장을 넘기면 오른쪽에 쥐의 얼굴이 나타난다. 이번에 네모가 뚫린 책장을 넘기면 오른쪽엔 여우 얼굴이 나오는 식이다. 한 장씩 넘기면서 각각의 도형 이름을 맞추고, 동물의 얼굴을 보면서 이름 맞추기를 하다 보면 책이 끝난다. 단순한 도형 몇 가지와 알록달록한 색상의 조합으로 도형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책.

 

나랑 같이 놀자/마리 홀 에츠/시공주니어

 다른 책들에 비해 서정적이랄까. 그림도 어찌 보면 일본 그림책에서 많이 볼 법한 스타일이고. 한 소녀가 들판으로 나가 만나는 동물들마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말을 건다. "누구누구야, 나하고 놀래?" 메뚜기도, 개구리도, 거북도, 다람쥐도, 어치도, 토끼도, 뱀도 모두 도망가 버린다. 아이는 "아무도, 아무도, 나랑 놀려고 하지 않아요."라면서 시무룩. 그런데 연못가 바위에 앉아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있자 메뚜기가 돌아와 곁에 앉는다. 거북도, 다람쥐도, 토끼도........ 어느새 도망 간 동물들이 내 주위에 모이고, 아기 사슴이 다가와 아이의 뺨을 핥아주자, 아이는 행복해한다. "모두들 나랑 놀아주니까!" 

동물들이 하나씩 도망가고, 하나씩 모여 드는 모습이 나도 모르게 흐뭇해지는 그림책. 고양이나 강아지만 보면 큰소리를 내며 성큼성큼 다가가놓곤 가버렸다고 서운해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도 오버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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