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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위기의 시대에 꼭 알아야 할 금융상품의 비밀-금융지능은 있는가

 

"재테크, 언젠가부터 한국 사회에 유행처럼 사용된 말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 여러 가지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해 돈을 불리는 것을 의미한다. 힘든 노동을 하지 않고 '머리만 잘 써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이 신세계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런데 정작 이러한 재테크 열기로 인해 돈을 번 사람들은 누굴까?

재테크에 열중했던 당신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다. 재테크로 제일 많은 돈을 번 사람은 바로 은행이다. 은행은 조그만 위험도 감수하지 않은 채 당신의 투자에 올라타 수익이 오르면 그만큼의 수익을 얻어갔으며, 설사 당신의 투자가 실패해도 우수으며 칼같이 수수료를 떼어갔다. 제대로 알아보고 뛰어들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게임, 그것이 바로 은행과 함께 하는 재테크라는 게임이다." (96~97p)

 

금융자본주의의 시대 재테크가 필수가 되다

"'금융자본주의'라는 말은 노동력을 중심으로 하던 자본주의에서 금융을 중심으로 하는 자본주의로 전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근로자들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일하면서 만들어내는 상품과 서비스가 부의 근원이 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실제 노동력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돈이 돈을 만드는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상품을 만들어내는 노동을 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부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바로 '투자'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투자라는 명목으로 수많은 돈이 한꺼번에 은행으로 들어온다. 그래야 은행은 그 돈을 굴리면서 또 다른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라는 말은 명목상 '당신의 돈을 투자해서 수익을 벌어가라'는 말이지만, 그 이면의 진실은 '어서 은행에 당신의 돈을 쏟아부어 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주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101~102p)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이 끝난 후 고금리 시대가 끝나버리자, 재테크의 화려한 시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1990년대 금융 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된 것이 한몫했다. 외국 자본과 선진 금융회사들이 휘황찬란한 금융상품들을 선보인 것이다. 게다가 예금이나 적금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물가상승률을 따르지 못하자 투자에 관심이 쏠렸다.

 

은행은 우리편이 아니다

우리는 은행이 정직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은행이 특정상품을 권유하는 것은 판매촉진을 위해서이다. 그리고 금융상품의 장점만 부각시키고 단점을 설명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어느 저명한 미국의 교수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도 잘 알지 못하는 상품을 한국에서는 일반 개인들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말이죠. 이것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전문가들도 모르고 개인도 모르는 상품들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전문가들도 모르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지점에서 판매하는 직원들이 그 상품을 안다는 건 불가능하죠. 금융기관 본사에서 내려준 공문을 가지고 판매하고 있다고 봐야죠." (111p)




은행원이 상품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믿는 것도 문제이다.

"내가 가입한 상품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를 하고서 그 상품을 가입했을 경우에는 '완전판매'입니다. 고객이 모든 것을 다 알고 가입을 하는 거죠. 하지만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을 모르는 상태에서 가입하게 되는 것을 불완전 판매라고 보면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안 좋은 점은 대충 넘어가고 좋은 점만 이야기를 하죠. 따라서 '굉장히 좋은 상품이 나왔으니까 은행이 나를 위해서 추천해 주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전에 '아, 지금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이 상품을 많이 팔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내가 원하는 상품인지, 아닌지 판단을 해보고 자신이 원하는 상품일 때만 가입하는 것이 자신의 돈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114p)

"과거에는 시중은행들이 일부 공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서민들을 위한 주택자금을 저리로 대출해 준다든지, 기업들을 위해서 산업자본을 공급해 준다든지 이런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접어들면서부터는 공적인 기능보다는 주식회사적인 기능이, 자신의 이익을 먼저 추구하는 성격이 더욱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117p)

 

위험한 '후순위채권'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상품을 구매했다가 '후순위채권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다. '후순위채권'이란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부도, 혹은 도산됐을 경우 채권자들에게 돈을 되돌려주는 순위와 관련되어 있다. 돈은 일반적인 채권 회사와 일반적인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돌려주고, 그다음이 후순위채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돌려준다. 쉽게 말해 빚잔치에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게 후순위채권이다.

그렇다면 저축은행에서 후순위채권을 파는 이유는 무엇일까? BIS라는 게 있다. 은행 자산의 안전성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지표가 5% 미만이면 경영개선권고, 3%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1% 미만이면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즉, BIS가 5% 아래로 내려가면 감독기관으로부터 개선권고나 요구, 명령을 받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만약 은행이 예금을 빼서 후순위채권으로 돌리면 부채가 줄어들게 된다. 그렇게 해서 BIS가 높아지면 '자산이 건전하다'는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124p)

 

펀드에 대해 알아야 할 것

"펀드란 다수의 사람들에게서 자금을 끌어모은 후, 이 돈을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해서 그 수익을 나눠 갖는 금융상품이다.

내가 펀드를 사면, 나와 같은 상품을 산 사람들의 돈을 합쳐서 '수탁회사'로 가게 되고, 수탁회사는 돈을 보관하고 있으면서 자산운용회사에 있는 펀드매니저와 협의를 해 투자를 결정한다. 그러면 수탁회사는 가지고 있던 돈을 주식 등에 투자하고, 거기에서 이익이 나면 투자한 비율대로 수익금을 나눠갖는다." (131p)

펀드 상품을 구매할 때 꼭 '수수료'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실제 펀드운용은 자산운용회사에서 하는데, 은행은 고객에게 판매하는 역할과 그 판매 대금을 잠시 맡아놓는 수탁자로서 역할을 할 뿐이다. 은행이나 증권회사에서는 펀드를 판매하면서 수수료를 챙긴다. 상품을 팔 때 수수료를 챙기면 선취, 나중에 챙기면 후취, 구매 후 90일 전에 되팔고 싶으면 그동안 생긴 수익금의 7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수탁회사와 투자운용회사에도 매번 보수를 주어야 한다. 펀드가 잘 나가서 그나마 50% 이상의 이익을 낼 때에는 그나마 괜찮다. 수익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준다고 생각하면 큰 부담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해서 보수를 안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핟고 수탁회사와 운용회사가 '수익을 못 냈으니 미안하다'고 하면서 보수를 깎아주는 것도 아니다. 수익이 안 나면 결국 원금에서 주어야 한다." (135p)

여기에 보이지 않는 비용 '주식매매 수수료', 즉 주식을 매매할 때마다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있다. 고객의 돈으로 주식을 샀다가 다시 돈으로 환매하는 것을 매매회전이라고 말하고, 이렇게 한바퀴 도는 것을 '회전율 100%'라고 한다.

"자산운용회사가 우리가 모아준 100억 펀드로 주식을 다 샀다가 그대로 팔면 매매회전율은 100%이다. 두 바퀴를 돌면 200%가 된다. 미국의 경우에는 평균이 100% 정도인데, 200% 정도만 돼도 미국 펀드 관련업자들은 깜짝 놀란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펀드 중 매매회전율이 1400%, 1500%인 것이 허다하다. 심지어 6200%인 것도 있었다. 문제는 이렇게 회전을 할 때마다 고객이 그 매매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전율이 높다면 당연히 수수료가 높아지고 이는 투자자의 손실로 돌아온다. 따라서 펀드를 살 때에는 꼭 매매회전율을 따져봐야 한다." (137p)

 

좋은 펀드 고르는 법

1. 펀드의 이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펀드의 이름에는 일정한 형식이 있다.

"제일 앞에 있는 'M에셋'이라는 것은 자산운용사를 가르키는 말이다. 즉, '이 펀드의 자금은 M에셋에서 운용한다'는 것을 표기한 것이다. 그 다음에 '디스커버리'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일종의 투자전략을 의미한다. 디스커버리란 '유망기업을 발굴해 내서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세 번째로 '주식형'이라는 것은 어디에 주로 투자하는지 나타낸다. 이 경우에는 주식에 투자하겠다는 뜻이다. 그 뒤에 붙은 4라는 숫자는 이 펀드의 시리즈 번호라고 할 수 있다. 즉, 1이라고 씌어 있으면 해당 펀드의 첫 번째 시리즈이고 2라고 씌어 있으면 두 번째 시리즈라는 의미이다. 이 숫자가 올라갈수록 나름대로 잘 나가는 인기 있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전체 모집금액이 1조 원이 넘었을 때에만 다음 시리즈가 허용되기 때문에 3이라고 씌어 있으면 이미 그전의 시리즈에서 2조 원에 달하는 펀드를 모집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씌어 있는 A는 수수료의 체계를 의미한다. A라고 씌어 있으면 선취, B라고 씌어 있으면 후취, C는 둘다 없는 경우이다." (139p)




2. 수익률에 속지 말아야 한다.

은행은 펀드를 판매할 때 특정 수익률을 제시하는데 펀드 가입 시에 판매자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다 '과거의 데이터'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원금을 모두 날린다고 해도 은행과 자산운용회사는 책임지지 않는다.

 

보험은 재테크가 아니다

"한마디로 보험은 펀드와 같은 투자상품이 아니다. 따라서 차라리 보험금이 낮은 보장성 보험에 가입하고, 나머지 돈은 투자로 불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보험에 쓸 수 있는 돈이 10만 원 있다면 모두 저축성 보험에 쓰지 말고, 3만 원은 보장성 보험에 들고 나머지 7만 원은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이야기다." (145p)

"보험에 가입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과다한 사업비와 수수료이다. 변액보험의 경우에는 그것이 평균 10%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그중에서 상당한 비용이 대형 보험대리점의 집기를 사는 비용이나 과다한 광고비로 낭비되고 있다." (146p)

좋은 보험에 가입하려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보장을 받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보험에는 '정액보장 상품'과 '실손보장 상품' 있는데 '정액'은 중복보상이 가능하지만 '실손'은 보험을 세 개 들었어도 손해액을 나눠지급하기 때문에 하나만 들면 된다.

 

파생상품은 도박이다

파생상품은 '그 가치가 통화, 채권, 주식 등 기초금융자산의 가치변동에 의해 결정되는 금융계약'이다. 여기에 사과가 하나 있다고 해보자. 이 사과를 이용해 사과식초, 사과파이, 사과잼, 사과주스 등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바로 '파생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파생상품에는 선도계약, 선물, 옵션, 스왑이 있다. (152p)

투기성이 있어서 파생상품은 수익률이 상당하지만 실패할 확률이 아주 크다.

 

아이들에게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

EBS 다큐프라임 취재팀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금융이해력 지수를 측정했는데, 아이들은 신용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신용카드를 어떻게 써야 하며, 빚은 어떻게 갚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력이 낮았다. 또 중학생과 부모들을 대상으로 '부모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인식 조사'를 했는데, 청소년들은 가정 형편을 잘 모르고 있었다. 실제 경제 사정보다 훨씬 풍요롭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이는 부모들이 필요 이상의 지출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가정 형편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금육 교육이 첫걸음이다.

 

금융지능이 있어야 한다

복잡하고 어렵고 위험한 금융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지능FQ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 해도 매일 쏟아져나오는 상품들을 다 알기란 어려운 일이다.

"독립재정상담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독립재정상담사는 금융상품 제공자(보험회사와 은행 등)을 대신해서 금융상품을 팔게 됩니다. 이런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금융 시장의 미로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소비자를 돕기 위해서예요." (178p)

우리나라에도 '재무상담사'나 '재무설계사'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들은 대개 특정 회사에 소속되어 있어서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하기가 어렵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금융자본주의에서 우리는 '투자자'가 아니라 '소비자'로 칭해져야 한다. 투자는 '돈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돈을 언제든지 잃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전적으로 투자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라는 개념은 상품에 문제가 있을 때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추진중 -_-;;;)

 

불량 식품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불량 금융상품은 온 가족의 삶을 파괴하는 가정파괴범이자 사회악이다. 그러니까 당당하게 요구해도 된다. 금융상품 판매자들에게 '제대로 설명해 달라', '모르겠으니 다시 설명해 달라', '이 상품이 얼마나 위험한 상품인지 확실하게 알려 달라'고 말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본인의 선택이 가져올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우선시해야 할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이다. 우리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18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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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저축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보험은 시어머니와 엄마가 가입해준 게 전부인 '금융지능' 제로인 사람이다. 살면서 재테크 책을 빌려온 적은 있지만 늘 나에게는 금융과 돈, 재테크가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가 있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온 지금,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추천해준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를 읽게 된 것이다. 그동안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졌던 용어들이 조금은 쉽게 다가오고, 최소 금융업의 탐욕의 희생자가 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앞으로 이런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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