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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의사 야옹선생의 초록 처방전>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사실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채소를 거부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는데 고열량, 고칼로리를 음식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채소는 거부해도 흰쌀밥, 과자, 빵, 아이스크림은 거의 모든 아이들이 좋아하잖아요? 그 이유는 바로 <효율적인 칼로리 섭취>를 위해서라고 해요. 인간의 몸은 생존을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열량을 채우는 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우리 몸은 열량 과다에 노출된 기간이 매우 짧아 대응프로그램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비만이 큰 문제가 되고 있지요.

 

 

그렇다면 방법은 없을까요? 노출 빈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저희 집 같은 경우도 비슷한 것 같아요. 저희 딸은 고기를 아주 좋아하는데 전 골고루 먹이고 싶어서 먹든 안 먹든 채소를 꾸준히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를 해서 줬거든요. 최근 들어 잘 먹는 것도 안 먹겠다고 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기본적으로 채소도 잘 먹는 편이에요. 책에는 채소와 친해지게 하기 위해서 집안 인테리어도 채소 그림이 많은 환경으로 만들어주면 도움이 된다고 나옵니다. 잘 먹는 것은 먹기 불편하게, 잘 안 먹는 것은 먹기 편하게 주는 것도 방법이구요.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얼만큼 줘야 할지 고민될 때는 다음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생각과 달리 농업 혁명 이전의 사람들은 상당히 건강하고 행복했다고 해요. 저칼로리 건강음식을 고집하는 닥터로빈의 인터뷰에 그런 내용이 있더라구요.

"우리는 탄수화물을 먹은 지 불과 8천 년밖에 안 돼서 우리 몸엔 탄수화물을 해결할 수 있는 유전자가 없다, 그런데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오니 그걸 처리하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유전자가 켜졌다, 하지만 인슐은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바꾸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우리는 탄수화물을 먹으면 안 되는 종인데 먹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다."

진화의학을 공부한 의사의 말이라 나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농업 혁명 이전의 사람들과 같은 식습관을 가지면 건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푸성귀(채소, 곡류, 과일)>해산물이나 곤충>육류와 같은 순서로요. 먹거리의 유혹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가끔 치킨도 먹고, 피자나 햄버거도 먹겠지만 어렸을 때 채소 먹는 습관을 기르면 앞으로 살면서 건강하게 살 확률이 높아질 거예요. 싫다는 아이의 입에 강압적으로 채소를 물려주기보다는 천천히, 야금야금, 노출빈도를 늘려서 건강한 식습관을 갖도록 도와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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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의사 야옹선생의 초록 처방전>을 읽었습니다. 자연주의와 현대의학을 적절히 취합해서 가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궁금했던 내용이 몇 가지 소개되어 있어서 반가웠는데 그중 하나가 비타민D에 관한 것이었어요. 요즘 아기를 낳으면 가장 먹이는 영양제가 프로바이오틱스랑 써니디드롭스로 대표되는 비타민D라고 생각해요. 저도 꼭 먹여야 한다고 해서 3세에는 사다놓고 가끔 먹였는데 자꾸 까먹더라구요. 외출을 자주 하는 편이라 그냥 햇빛으로 받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안 먹인 지 좀 됐어요. 그런데 시누이 집에 갔더니 써니디드롭스를 식탁 위에 두고 챙겨 먹이더라구요. 다시 또 갈등이 시작됩니다. 여름에는 나가서 노는 시간이 많으니까 햇빛을 많이 쬐고 겨울에 먹이자, 요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책에 <햇빛 비타민>에 관한 내용이 나오더라구요.

 

햇빛 비타민이 훨씬 고퀄입니다!

 

엄마 의사 야옹선생의 초록 처방전

 

비타민D는 약으로 먹어도 된다는 남편 말에 야옹선생님은 일주일에 2~3번, 20분씩 햇빛 쬐는 것을 권합니다. 피부암 때문에 햇빛으로 비타민D를 합성하는 걸 권하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그 가이드라인이 백인 위주이기 때문이랍니다. 황인종은 피부암이 드물다네요. 비타민D를 먹여라 마라 하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지만, 비타민D를 먹는 것보단 햇빛으로 쬐는 게 훨씬 좋다는 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야외 활동을 많이 하지 않을 때 선택적으로 먹이면 되겠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햇빛 쬐는 방법

아이들의 비타민D 하루 권장량은 200IU라고 합니다. 햇빛이 쨍하게 비치는 날 자외선 지수가 5~7정도 되는데 이때 팔과 다리를 10~20분 정도 노출하면 체내에서 합성되는 비타민D가 800~1500IU쯤 된다고 합니다. 봄, 가을, 겨울에는 노출되는 부분이 많지 않아서 비타민D를 영양제로 먹고 여름에는 거의 매일 놀이터에 나가니 따로 섭취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자외선차단제는 햇빛을 제대로 받는 데 불필요하지만 발라야 한다면 SPF 10~15 이하가 좋다고 합니다. SPF가 15 이상 되면 비타민D 합성을 방해한다고 하네요. 햇볕이 강하지 않은 평소에는 얼굴에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도 방법이 되겠지요.

외국인들처럼 일주일에 한 번, 30분씩 일광욕을 하는 것도 좋대요. 4월~11월까지 비타민D를 축적해두면 겨울철에 체지방에 저장돼 있던 비타민D가 분비된다고 하니, 영양제만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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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나서 '화 내지 않는 엄마'가 되기로 했습니다. 내가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화낼 때마다 아이가 상처받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엄마로서 정말 중요한 게 뭔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의무'에 치중하는 엄마입니다. 아이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주고, 더러워진 옷을 빨아주고, 자야 할 시간에 재우고, 적절한 훈육을 해야 하는. 사실 저도 아이랑 잘 놀아주는 엄마가 되고 싶지만, 놀아주는 것보다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는 게 저에게는 더 편하고 쉬운 일이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뭔가를 편하게 즐기는 편은 못 됩니다. 집이 지저분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거나, 빨랫감이나 설거지가 밀려 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좀 이상한 말 같지만, 화 내지 않는 엄마가 되기 위해 집안일을 소홀히 하고 있어요!


아이에게 화 내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내 뜻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을 때가 가장 많았던 것 같아요. 빨리 어린이집에 보내야 하는데 아이가 꾸물거리거나, 힘들게 만들어놓은 음식을 깨작거리거나, 불쾌지수가 높은 날 온 장난감을 꺼내어 집안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버리거나.... 사실 저의 아이는 엄마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인데도 그랬네요.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나의 통제 안에서 움직이려 하다 보니 스스로도 지치고, 아이에게도 화를 냈던 것 같습니다.


화 내지 않는 연습을 한 지 2주가 되는데 그동안 정말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인 적이 없었어요. 화 내는 것도 습관이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화를 내거나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조근조근 설명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고 있습니다. 화가 날 땐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낮추면서 얘기하니까 아이도 알아듣더라구요.



오은영 선생님이 하신 말을 가끔 떠올려봅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지에 매몰되어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는 관심이 없다는 말이요. 먹는 것을 중요시하는 저는 채소를 골고루 먹이려고 많이 노력해왔는데 요새는 좀 내려놓았어요. 마크로비오틱과 같은 자연주의(?) 음식을 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하는 것은 본능이라구요. 몸에서 독성물질로 인식해서 거부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싫어하는 것도 살살 꼬셔서 먹이는 것을 과감히 중단했습니다. 입맛이 없어 보이면 간단하게 주고, 밥하는 시간과 공을 많이 줄였어요. 청소도 이틀에 한 번은 이불과 매트를 털고 청소기를 돌렸는데, 지금은 부직포 걸레로 한 번씩만 닦아줍니다. 대청소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제가 여유가 생기니 아이에게도 여유롭게 대하게 돼요. 집안에 먼지가 좀 있으면 어떻고, 아이가 밥을 좀 골고루 안 먹으면 어때요, 우리가 행복하면 그만이지. 성격이라서 하루아침에 고쳐지진 않겠지만 정말 중요한 게 뭔지 다시금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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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제 맘봄에서 하는 오은영 원장님의 무료특강에 다녀왔습니다. 임신했을 때는 산모교실에 참 많이도 갔는데 아이가 태어나고 어린이집을 다니니 육아강의를 또 들으러 다니게 되네요. 원래부터 오은영 선생님은 너무 좋아했고, 한번 뵙고 싶었는데 저 어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무대 뒤편에서 나오시는데 선생님 주위로 광채가 나더군요. 한 분야에서 고수가 된 사람의 포스랄까. 그냥 선생님 얼굴 보는 순간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더군요. 희한했어요. 그냥 무대 위로 등장한 오은영 선생님을 보았을 뿐인데 마음 깊은 곳에서 뭔가 울컥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PPT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육성으로만 강의를 하셨습니다. 특이하게도 '~습니다'라는 문어체를 주로 구사하셨는데 이게 별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연극적인 효과를 주더군요.


 

"어떤 분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육아가 고통입니다."

 

미세먼지 이야기로 말문을 연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이런 말을 하면 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특히 젊은 남성들은 이렇게 존재만으로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두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한다고요. 하지만 육아가 고통이 되는 것은 엄마들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우리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목숨보다 사랑한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이미 선생님의 얼굴을 본 순간부터 울컥했던 저는 정말 질질질 짰어요. 자꾸 눈물이 났어요. 사실은 많이 힘들었나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목숨 바쳐 사랑하는 아이들이 상담실에 와서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나는 부모 때문에 상처받았습니다!"

 

왜일까요?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는 아이들은 왜 부모 때문에 상처받았을까요? A군과 B군의 예를 듭니다. A군과 B군은 똑같이 대학에 가고 싶다면서 일요일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TV만 봅니다. A군의 엄마는 너무도 걱정되고 불안한 나머지 A군에게 마구 잔소리를 쏟아냅니다. B군의 엄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니가 이렇게 TV만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 걱정되고 불안해." 그런데 A군의 엄마도 B군의 엄마처럼 말했다고 착각한다고 합니다.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에 매몰되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을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에게 왜 친절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줄까요? 선생님은 말씀하십니다.


 

"좋은 방법을 적용하는 것보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꼭 지키고 실천해야 할 것은 바로 화 내지 않고 키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내가 뭘 해줘야 할지에 몰두하지, 아이가 나에게 뭘 필요로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 애들은 우리가 어떤 부모가 되기를 원할까요?

그 전에 우리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살펴봅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가르쳐야 하는 대상입니다. 한 번 가르쳐서 안 되면 열 번, 열 번 가르쳐서 안 되면 서른 번, 서른 번을 가르쳐서 안 되면 삼백 번, 삼백 번을 가르쳐서 안 되면 삼천 번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아이에게 화를 내고, 혼내고, 야단칩니다. 하지만 화를 내고, 혼내고, 야단치는 것은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원래 한번에 말을 듣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인간답게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인간답게 키우기 위해서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비인간적으로 가르치면 안 됩니다!"

 

저 이 말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너무도 설득력 있는 말이었기 때문이지요. 인간답게 만들기 위해서 훈육을 하는데 그 방식이 비인간적이라면? 이거야 말로 모순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혼을 내서 가르치면 아이는 무서워서 말을 듣는 것이지, 진정 그것을 해야 한다고 느껴서 하는 것이 아니지요. 맞습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아이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말 아이를 혼내고, 화내고 싶을 때마다 가슴에 새겨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빨리 가르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빨리 돌려놓기 위해 늘 설득시키는 데 급급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늘 이런 식으로 표현됩니다. 우리는 깊이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이의 마음이 내 감정과 같기를 강요한다고 합니다. 아이는 마음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생각으로 받아서 아이를 탓할 근거를 만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상대의 마음과 내 마음이 혼연일체가 되지 않으면 화를 냅니다!

여기에서 '공감'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해주십니다. 육아책을 보면 아이에게 공감해주라는 말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공감해주기 위해 잘못된 노력을 합니다. 우리가 아이가 마음을 얘기했는데, 그것을 생각으로 받아 이유를 찾아서 논리적으로 이해해보려고 지나치게 노력한다는 것이지요.

 

"공감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공감은 내가 귀가 뚫려 있으니 알아들었어! 니 마음이 그렇구나! 에서 충분합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80%는 성공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과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살아야 합니다."

 

직장 생활이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하는 남편, 친구와 싸우고 온 아이가 아내와 엄마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가까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힘든 '마음'을 이야기하는데, 자꾸 내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이 같기를 강요한다면 그 사람은 다음에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나와 이야기하고 싶을까요?

 

"우리는 가까운 사람과는 인생을 이야기하고 살아야 합니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일 외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까지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단 좋게 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화내면서 이야기하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는 진정할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감정은 스스로 진정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고 과도한 통제가 문제입니다. 화내면서 공격하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든 예가 정말 좋았습니다. 내담자 중 한 분이 살면서 죽고 싶은 순간이 참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분이 힘들 때마다 살게 한 기억이 있다고 합니다. 6남매 중 막내로 자라 엄마와 정서적인 교감을 한 적도 없었고, 아버지는 원양어선을 타고 고기를 잡으러 나가는 어부였기 때문에 일 년에 집에 있는 날이 한 달이 안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버지가 저 멀리에 계시는 걸 보았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돌아오신 것이지요. 하지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몰랐던 내담자는 아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버지를 향해 걸어갔대요. 그런데 아버지가 몸을 숙이고 계시길래 뭘 하는 거지?라고 생각했답니다. 이제 아버지 앞에 다다른 순간, 내담자는 아버지가 무엇을 했는지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막내딸을 위해 들꽃을 꺾어 꽃다발을 만들고 계셨던 것이지요! 그순간 내담자는 너무 행복해서 아버지에게 안겨 "아빠, 보고싶었어요!!!"라고 했답니다.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을 그 10분의 기억이 내담자가 살아가는 힘이 되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그분은 그 들꽃향기를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겪지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 그 좋은 기억을 아이에게 심어주면 좋겠지요.


찹쌀떡가루 정유진 선생님의 강의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이었다면, 오은영 선생님의 강의는 매우 본질적이고 깊었습니다. 저는 아마 한동안 '비인간적인 가르침이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새기고 새기면서 아이에게 좋은 기억을 심어줄 수 있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은영 선생님의 강의는 글로 설명할 수 없는 힘과 에너지가 있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특히 자신이 화내는 부모라면 꼭 한번 가서 강의를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오은영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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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랜드 불꽃놀이

 

오랫만에 미세먼지 없는 맑은 날씨라 서울랜드에 다녀왔습니다.

작년 2월 말에 동물원에 갔다가 AI 때문에 동물원이 휴원하는 바람에 서울랜드에 갔었어요.

그땐 36개월 미만이라 아이는 무료였고, 신랑과 저만 돈 내고 들어갔어요.

100cm가 되지 않아 탈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었지만 나름 잘 타고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이번에는 3명의 티켓을 사고(가격이 후덜덜;;) 당당히(?) 입장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주차장 들어가는 입구부터 차가 많았습니다.


 

주차정보

* 서울랜드 동문 주차장 주차비 10,000원

 ▶서울랜드 내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10,000원)을 제공한대요. 식음료도 구입 가능하다고 하니 꿀팁이네요.

 ▶코끼리 열차 탑승 없이 걸어서 서울랜드 갈 수 있어요!!!

* 동물원 정문 주차장 주차비 5,000원

 ▶코끼리 열차 타야 해요.(어른 1000원, 36개월 이상 어린이 700원)

 

오늘 아이가 탄 놀이기구는 부모 동반해서 탄 것이 주로구요, 아이들용 바이킹이나 구름빵 같은 것은 혼자 탔어요. 이제 겨우 100cm가 되니까 은근 탈 수 있는 게 많더라구요. 처음에는 놀이기구 5번을 탈 수 있는 빅5 티켓을 사려고 했는데 자유이용권과 가격 차이가 얼마 안 나서 자유이용권으로 샀어요. 혼자 탈 수 있어도 아직 부모 동반해서 타는 것을 좋아하니 그걸 감안하여 자유이용권이 나을 것 같아요.

 

* 부모 동반으로 탄 것

회전목마 2번/피터팬 2번/둥실 비행선/출동! 슈퍼윙스/또봇트레인/도레미악단/뭉게공항액션존/브루미즈동산

* 혼자서 탄 것

터닝메카드 고! 범퍼카 100~130cm(아이 혼자 타야 해요. 어른과 함께 탈 수 있는 건 카트라이더범퍼)/구름빵/개구리 만세/미니바이킹 2번

 

저흰 12시 좀 넘어서 도착해서 주차하고 코끼리 열차 타고 들어가서 한 1시쯤부터 8시반정도까지 놀았는데요, 역시나 주말이라 줄이 길더라구요. 밤까지 놀 예정이라면 굳이 줄이 긴 데 서지 말고 줄이 짧은 것부터 타고 사람이 빠질 무렵부터 줄이 길었던 곳에 가서 타면 좋을 것 같아요.

 

* 줄이 유독 긴 곳

▶출동! 슈퍼윙스: 낮에 갔다가 사람이 넘 많아서 다시 7시 넘어 갔는데, 밤이 되어도 줄이 길더라구요. 사람 내리고 타는 운영시간이 다른 것보다 길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피터팬: 아이가 참 좋아해서 두 번 탔는데 낮엔 줄이 겁나 길었지만, 저녁 때 되니 금방 차례가 오더라구요.

▶카트라이더범퍼: 터닝메카드 범퍼카는 아이 혼자 타야 했는데, 생각만큼 운전이 안 되니까 속상해하더라구요. 어른이 같이 탈 수 있는 카트라이더범퍼 타고 싶었는데, 밤이 되도 줄은 길고 8시 넘으니까 아예 줄 못 서게 해놨드라구요. ㅠㅠ 아쉬웠어요.

 

* 차례가 금방 오는 곳

▶개구리 만세: 어린이들을 위한 샷드롭인데 아이가 무서워서 울었어요. 미니바이킹 근처고 둘 다 아이들만 타는 거라 금방 탈 수 있어요.

▶미니바이킹: 아무래도 열 명 이상 탈 수 있어서 그런지 금방 탈 수 있어요.

 

* 야외 놀이터

▶브루미즈동산: 미끄럼 타고 방방도 뛰고 아이가 엄청 재미있게 놀았어요. 그런데 바닥 하얀 고무가 생각보다 차서 해질 무렵쯤 놀고 밤에는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감기 걸릴듯.

▶뭉게공항액션존: 영유아가 놀 수 있는 볼풀장부터 그물타기를 할 수 있는 곳까지 있습니다. 활동적인 아이라면 무척 좋아할 곳.

 

더 놀고 싶었지만 코끼리 열차를 타야 해서 급하게 나오는데 불꽃이 팡팡 터지더군요.

불꽃놀이를 처음 보는 아이의 눈이 경이로움으로 가득합니다.

"우와, 아름답다! 멋지다! 무슨 좋은 일이지?"

이러네요. 하루 종일 데리고 다니느라 피곤했지만 잠시 다른 세계에 머물다 가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다음에는 동문 주차장에 편하게 차 대고, 카트라이더도 타고 실내 키즈카페도 경험해보려구요.

미취학아동에게 서울랜드는 천국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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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3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내 아이의 대체 매뉴얼

 

그럼 신호, 행동, 보상의 공식을 알았으니 여기에 기계적으로 대입하면 수월하게 문제가 해결될까요? 여기에서 정유진 쌤은 무시무시한 예를 하나 설명해줍니다.

1970년대 YCLA에서 머피 커크라는 아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나 진행했습니다. 다섯 살짜리 남자아이인 커크는 드레스를 입고 꾸미고 인형놀이 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를 걱정한 부모에게 무료로 아이를 치료해주겠다며 실험 제의가 오죠. 커크는 여자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인형 장난감이 있는 곳과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자동차 장난감이 있는 곳이 함께 있는 실험실로 안내됩니다. 박사는 부모에게 인형을 가지고 놀면 무대응을 하고, 자동차를 가지고 놀면 엄청난 칭찬과 스킨십을 해주며 재미있게 놀아주라고 하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부모의 눈치를 살피던 아이는 점점 자동차를 가지고 놀기 시작합니다. 실험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도 남자다운 행동을 하면 보상을 주고, 여자 같은 행동을 할 때마다 빨간 칩을 주고 그 빨간 칩의 개수만큼 체벌을 하도록 합니다. 이 아이는 어떻게 자랐을까요? 아이는 외모부터 남성미가 넘치는 군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38세의 나이로 자살을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행동 뒤에 숨겨진 아이의 마음을 보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 공식을 배우는 건 아이를 처벌하고 아이의 마음을 억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것을 건강하게 지킬 수 있고, 마음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원하는 것을 유능하게 얻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 울고 떼쓰는 행동을 하던 아이에게 새로운 행동 패턴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죠.

대표적인 새로운 행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부탁하기

설득하기

건강하게 거절하기

아주 작은 원칙 지키기

2단계

기다리기

받아들이기

 

하지만 엄마들은 1처럼 아이가 혼자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지도 않고 기다리라고 받아들이라고 합니다. 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배도 만들어주지 않고 헤엄쳐 오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가 1처럼 부탁하고, 설득하고, 건강하게 거절할 수 있게 되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가 자신에게 오게 됩니다. 즉 부탁하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어른이 되어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에도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고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요구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이처럼 자신에게 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효능감(통제감)이 커집니다.

 

Step4 훈육 적용하기ㅡ1단계 진정 시키기, 2단계 가르치기

 

그렇다고 해도 울며 발악하는 아이에게 울지 않고 부탁하면 들어줄게’, ‘많이 속상했지?’와 같은 말이 먹힐 리 없습니다. 아이가 울고 떼쓰는 상황은 머릿속이 짜증나, 짜증나가 가득한 상황이라 누가 뭐라고 해도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아이의 울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을 때 협상이나 훈육, 가르치기등을 시도해야 합니다. 울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은 고도의 감정조절 능력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 능력이 36개월을 기준으로 형성되는데 10세에 닫힌다고 하니 요 시기에 많이 연습해두면 좋겠지요.

 

울면→기다리기 모드

잦아들면→소통 모드 ♡보상

 

이걸 단계별로 나누면 1단계 엄마한테 오세요” 2단계 울지 말고 와줄래?” 3단계 울지 않고 얘기해줄래?”가 됩니다. 아이가 울 때 엄마는 옆에서 의연한 미소를 짓고 있어야 합니다. 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찹쌀떡가루님의 블로그를 보면 아이가 울 때 옆에서 즐겁게 휴대폰을 보고 있는 찹쌀떡가루님의 묘사가 많습니다. “그렇게 갖고 싶었어? 이리 와봐와 같은 말에 긍정적 대답이 돌아온다면 이는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실전편: 아이에게 적용해 보았습니다

 

평소 저희 아이는 조절 능력이 강한 편입니다. 그런데 강의를 듣고 온 날 실전에 적용해보라고 그랬는지 밥을 먹다가 김에 밥이 마음대로 싸지지 않는다고 울기 시작하는 겁니다! 요때다! 싶었지요.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바로 물어봅니다. “왜 우는 거니?” “웅얼웅얼울음소리 때문에 뭔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울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우선 울음을 그쳐봐.” (최대한 의연하게)

웅얼웅얼

뭐라고? 일단 울음부터 뚝 해볼까? 울면 무슨 말인지 엄마가 몰라.”

이제 울음이 거의 멈췄습니다.

뭐라고? 뭐가 필요한지 말해주면 엄마가 들어줄게.”

밥에 김이 잘 안 싸져요. 엄마가 싸주세요.”

이렇게 바로 써먹었는데, 이날 아이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었는지 블록을 쌓다가 또 울음을 터뜨립니다. 무리하게 쌓아서 자꾸 무너지는 건데 자기 방법대로 꼭 하고 싶은가 봐요. “일단 울지 말고 말해봐.”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린 다음, 같이 방법을 생각해봅니다. 아이는 제가 제안한 방법이 마음에 들었는지 바로 싱글벙글합니다.

제가 꼭 이 방법을 적용해서 아이가 건강하게 요구할 능력을 키워줘야겠다고 생각한 건 제가 그렇게 못하기 때문입니다. 화가 나거나 감정이 잘 추스러지지 않아서 마음은 마음대로 상하고, 얻어야 할 건 못 얻는 경우가 살면서 참 많았거든요. 제 아이는 부당하고 불편한 상황에서도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고 필요한 것을 요구할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아이의 감정조절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선 저부터 감정조절을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이번엔 심하지 않은 경우였지만 때에 따라 저의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으니까요. 알아두면 정말 유용한 육아 꿀팁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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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가끔 참고하는 블로그가 있습니다. ‘찹쌀떡가루(정유진)’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아동심리전문가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출연도 하신 분입니다. 아동심리전문가들이 너무 이론에 치우쳐 다소 비현실적인 조언을 한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이분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현실의 벽을 많이 느끼셨는지, 평범한 엄마들도 쉽게 납득하고 따라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시해서 눈여겨 보고 있었어요. 어려운 이론은 제쳐두고 심플한 그림을 통해 핵심만 알려주시고, 스스로 적용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따분하고 어려운 용어 따윈 몰라도 돼요. 아이에 관한 고민이 있을 때마다 들어가서 참고하는 블로그랍니다.

그런데! 그분이 무료강연을 하신다는 거예요!! 물론 재테크 홍보 강의와 세트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그게 뭐 대숩니까! 목요일에 한다는 소식을 듣고 화요일에 부랴부랴 신청했는데 됐더라구요.

정유진 쌤은 두 시간에 걸친 열강을 해주셨는데(본인 말로는 6시간 강의를 압축한 것이라 단과수업처럼 빡세게 진행될 거라고^^)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강의 시작 전에 워크북을 나눠주시고 설명을 들은 후 문제를 풀며 적용해보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Step1 훈육해야 해? 말아야 해? 훈육 거름망

 

우리가 왜 육아를 어렵다고 느끼는지 아세요? 맞아요, 정답이 없기 때문이에요. 나는 아이의 건강한 습관을 위해서 낮잠을 재우고 싶지만, 친정엄마와 시어머니는 왜 안 자려는 아이를 재우려고 힘 빼냐고 뭐라고 하십니다. 좀 있으면 밥 먹을 시간이라 사탕 먹겠다는 아이를 말리다가 아이가 떼쓰고 자지러지면 마음이 흔들리지요. ,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애를 울려야 하나? 하는 고민들 많이 해보셨을 거예요. 그럴 때 확실한 기준을 갖고 있으면 편하겠지요? 소신있게 훈육하기 위해서는 확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유진 쌤이 제안하신 게 세 가지 훈육 거름망입니다. 여기에 걸러보았을 때 문제가 없다면 패스! 문제가 있다면 훈육에 돌입합니다.

 

위험한 일인가요? (안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나요? (예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선생님이 따로 언급하실 만한 이슈인가요? (적응)

 

아이를 차에 비유하자면 엑셀레이터를 밟아 나아가는 힘도 필요하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는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는 힘도 필요합니다. ‘나아가는 힘이 존중이라면 멈추는 힘은 훈육이지요. 엄마가 신호등역할을 해야 하는 거예요. ‘멈추는 힘이 필요할 때 이 거름망을 사용합니다.

 

Step2 아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거야? 내 아이의 행동 공식

 

쥐를 스피커와 off 기능이 있는 스위치가 있는 상자 안에 가두는 실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스피커에서 엄청난 소리가 나면 쥐는 놀라 상자 안을 헤매게 됩니다. 그러다 우연히 스위치를 건드리면 소리가 꺼지지요. 다시 스피커에서 큰 소리가 나면 쥐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스위치를 누르고…. 같은 패턴을 반복하다 보면 쥐가 스위치를 눌러 소리를 끄는 행동은 점점 빨라지고 여유로워집니다. 여기에서 아이 행동의 공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신호행동보상이 그것입니다. 큰 소리에(신호) 놀란 쥐가 스위치를 끄자(행동) 소리가 멈춥니다(보상).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꽃을 무서워한 아이를 예로 들어봅시다. 아이는 커다란 해바라기를 들이대자 무서워하더니 점점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합니다. 보는 사람이 안쓰러울 정도로 아이는 힘들어하며 웁니다. 그러자 꽃을 치우고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안아줍니다. 여기에서 신호는 이고, 행동은 우는 것이며 보상은 꽃을 치워주는 것이지요. 편식하는 아이라면 안 좋아하는 반찬(신호)이 나오면 떼쓰고 거부하고(행동) 결국 싫어하는 것을 빼주는보상을 얻게 됩니다.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학습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통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불편하면(신호) 울었더니(행동) 엄마가 달래줍니다(보상). 이것이 학습된 아이는 밤마다 울고, 엄마가 달래기를 반복하다가 수면장애를 겪을 수 있지요. <프랑스 엄마처럼>에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울어도 내버려 두면 아이는 스스로 자는 법을 터득합니다. 울어도 엄마가 오지 않을 거라는 걸 학습하게 되니까요.

만약에 친구를 때리고 장난감을 뺏어온 아이가 있었다고 합시다. 엄마가 달려가서 아이를 막 혼내킵니다. 이 훈육은 성공할까요? 아니지요, 보상으로 주어진 장난감을 뺏지 않고는 훈육을 해봤자 소 귀에 경 읽기 입니다. 이미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까요. 이럴 때는 장난감부터 뺏고 시작해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 공식에 대해 알게 되면 많은 분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고 해요. “그거 기질 아니에요?” 물론 기질은 중요하고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질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같지만 그걸 다루는 태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훈육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겠지요.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2부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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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가까운 공원으로 차를 타고 산책을 갔다온 아이와 이야기를 하다가 가슴이 철렁했다. "안전벨트 매고 갔어?" "아니요, 이렇게(뒤로 기대는 시늉을 하면서) 뒤로 가면 앞으로 안 넘어져요." 이게 무슨 말인가? 아무리 가까운 곳이라고 할지언정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리 없고, 운전자가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서 사고가 안 일어나는 게 아닌데. 일단 아이 말만 믿을 수는 없어서 확인 중인데 마음이 좋지 않다. 게다가 아이 말로는 배에 차는 안전벨트밖에 없었다고 한다. '세림이법'이 생각났다.


 


세림 양의 안타까운 죽음

 

2013년 3월 26일 충북 청주시에서 당시 세 살이었던 김세림 양이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운전기사가 원생들을 내려주고 다시 차를 모는 과정에서 뒷바퀴에 치인 것이다. 인솔자도 있었지만 도로에 차를 세워 아이들을 급하게 내려주다보니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세림이의 엄마는 임신한 상태였는데 충격으로 유산을 했고, 사건이 일어난 지 한 달 후 세림이의 아빠는 호소문을 낸다.

 

"대통령님,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권고 사항으로는 막을 수가 없어요. 반드시 법으로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믿고 맡길 수 있게 도와주세요.
숨을 쉴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세림이가 아른거려요.
부디 아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꼭 도와주세요.
2013년 4월 9일 세림이 아빠 올림."

 

세림이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해주세요: 세림이법

 

세림이가 죽은 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어 2015년 1월 29일부터 일명 '세림이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법의 요지는

▶ 9인 이상 어린이 통학차량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후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어린이용 안전띠와 안전 발판을 설치하는 등 규정에 맞게 차량을 구조 변경해야 한다.)

▶ 반드시 성인 보호자가 동승해야 한다.

▶ 운전자는 어린이 모두가 안전벨트를 맨 것을 확인한 후에 차량을 출발시켜야 한다.

▶ 어린이 통학차량 운영자와 운전자는 모두 안전교육을 받아야 하고 이수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 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시행되었고 일반 학원은 2017년 1월 29일부터 적용되었다고 한다.


 

법 시행 3년, 여전한 안전불감증

 

지난 2월 광주에서도 통학차량 사건이 일어났다. 태권도 사범이 몰던 통학차량이 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전봇대를 들이받은 것이다. 어린이 대부분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고, 얼굴을 다치거나 이가 부러져 병원신세를 져야 했다. 안전벨트만 제대로 맸더라도 아이들은 많이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 그래도 영세한 학원에 동승자가 탑승하고, 어린이용 안전벨트를 설치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서 그 비용이 고스란히 학부모에게 전가된다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가까운 거리라는 이유로 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이유로 규정을 알면서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과태료의 수십 배에 달하는 개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차라리 과태료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또한 문제이다.

 

#

하아, 정말 한숨이 나온다. 언제쯤이면 아이들의 안전이 비용에 우선하게 될까?

그 많은 사건들을 겪고도 사람들을 잊고, 또 잊고, "괜찮겠지, 괜찮겠지" 한다.

어이없는 사고를 아이를 잃지 않도록,

어이없는 사고로 아이를 잃어 가슴이 찢어지는 부모가 없도록,

법만 만들 게 아니라, 그걸 지키는 우리의 의식이 성장해야 할 것 같다.

 

p.s: 구청 보육과에도 전화해보고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어린이용 안전벨트는 '36개월 이하 유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36개월 이상 되는 아이는 안전벨트 유무만 중요하고 반드시 어린이용 벨트를 매야 하는 것은 아니란 뜻. 에고~ 법을 만들거면  제대로 만들지. 그러니까 고속버스 대절해서 가능 소풍 같은 경우엔 그냥 어른용 벨트를 매고 간다는 이야기가 된다. 생각해보라. 혹시라도 사고로 버스가 전복됐을 경우, 과연 어른용 벨트는 우리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 분들 중 대절 차량도 어린이용벨트 이용하는 곳의 사례를 알고 계시면 댓글 좀 남겨주세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할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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