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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파는 CEO



장사든 뭐든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새겨들을 만한 이야기가 많다. 사실 '성공스토리'라고 하면 그 사람의 성공과 실패 과정이 순차적으로 쓰여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 쉬운데, 이 책도 그렇도 <생각의 비밀>도 그렇고 김승회 회장의 생각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집에 가깝다. 그런데 확실히 성공한 사람과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같은 것을 보더라도 시각이 다르고, 일반사람들이 쉽게 지나치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남들과 다른 '작은 차이' 하나만 보고 사업에 뛰어들고 그 사업의 성공을 확신한다. 우리는 자본이 있어야 성공도 하고 부자가 될 거라고 믿지만, 김승회 회장님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세상에 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한데 무지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성공이란 자본이나 스펙을 바탕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생각'에서 나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배짱, 실행력도 뒷받침되어야 하겠지만. 김승호 회장이 왜 '사장을 가르치는 사장'인지 알 수 있는 책이다. 


<인상 깊은 구절>


결국 모든 거래는, 시간이 많은 자가 이기게 되어 있다. 흔히 거래나 흥정은, 돈이 많거나 힘 있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은 시간 많은 사람이 항상 이기는 게임이다. 특별히 주식시장 같은 경우, 동일한 자본으로 똑같은 주식을 산 경우에도 시간이 많은 사람은 돈을 벌어도 시간이 부족한 사람은 손실을 보고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흔하다. 주식으로 돈을 잃어봤던 사람이나 돈을 더 벌 수 있었음에도 팔고 나와야 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힘이 강한 돈이란,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인 돈이다. 그런 돈은 시간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17p


내 사업을 소개하기 위한 미팅 날짜를 잡는 데에만 무려 열 달이 걸린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면 포기할 만도 했지만, 나는 한편으로 이렇게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값어치 있는 일인지 따져보았다. 어떤 경쟁자라도 이 시장에 들어오려면 나처럼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 그만큼의 끈기와 시간을 가진 경쟁자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내 사업에 대한 위협도 적으리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18p


뇌물을 이용한다면 순서를 어기고 빨리 성장할 수 있겠지만 경쟁자의 더 큰 뇌물을 막을 방법이 없다. 게임이 공정해야 승복도 확실해진다. 사업을 위한 가장 좋은 뇌물은 상대 사업자와 함께 이익을 남길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당연히 그래야 함에도 불구하고 구조적으로 뇌물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항공사 직원에게서 잃을 뻔했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환경에서 아직도 사업하는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68p




사업은 얼마에, 얼마만큼, 언제까지를 놓고 벌이는 게임이다. 현재의 판매 시스템이 최선이라는 보장은 없다. 항상 빈틈을 찾아보고 개선하며 고객의 처지에서 생각해야 한다. 쇼핑몰을 한 바퀴만 돌아도 수많은 판매 테크닉이 동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 사업에 적용 가능한 것을 찾아내고 응용하는 것은 신나는 게임이다. 실패해도 잃을 것이 없고 성공하면 꽤 많은, 또는 엄청난 돈이 들어올 수도 있다. 나는 사업에 푹빠진 남자들을 이해한다. 사업도 이성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87p


사업은 비관주의자들이 방치하거나 내버린 것을 낙관주의자들이 줍는 싸움이다. 비관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절대 찾아내지 못한다. 같은 상황을 놓고도 비관적으로 생각하면 해결 방법이 없어지고 낙관적으로 보면 길이 보인다. 문제가 생기면 기회도 함께 생긴다. 그러므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기회를 잡을까 살펴보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93p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 비관주의자는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못 한다. 비관이 눈과 생각을 가리기 때문이다. 낙관주의자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고개를 돌리면 뒷그림이 보이기 때문이다. -95p


나는 모든 일을 가장 단순하게 처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회의는 1주일에 한 번뿐이다. 그마저 한 시간이면 충분하다. 출퇴근을 기록하지도 않는다. 저녁에 직원들을 붙들어놓는 일도 없다. 그럼에도 15개 매장당 한 명의 관리자를 두고 있는 경쟁사에 비해 40개 매장당 한 명의 직원을 갖고도 뒤지는 일 없이 운영된다. 복잡한 투자 원리와 수많은 숫자로 무장한 데이터를 분석한 후, 어느 회사에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그 회사의 화장실을 둘러보고 변기는 깨끗한지, 화분에 물을 잘 주고 있는지만 살펴보더라도 결과에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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