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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와 권고사직은 다릅니다


작년 이맘때쯤 계약직으로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별로 떠올리고 싶진 않으니 구구절절하게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위로금으로 2주치를 준다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그만두었는데 '해고예고수당'이란 게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근로기준법 제26조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즉 사용자가 해고하려는 날의 30일 전까지 해고를 한다고 통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30일치 임금을 주어야 한다.


제 생각에는 한 달치를 2주치로 줄인 꼼수로 보였기 때문에 노동청에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가 순진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전 회사에서 그만두라고 했으니 '해고'라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법적인 해석은 달랐습니다. '해고'란 회사에서 나가라고 했을 때 '절대 나갈 수 없다'고 강하게 저항하는 행위가 동반되어야 '해고'라고 하네요. 제가 '나가라' 했을 때 '네'라고 말한 것 자체가 협의사항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것은 '권고사직'에 해당된다구요. 나중에 '이사'라는 사람이 전화해서는 신고를 취소하라면서 하는 말이 이건 권고사직도 아니고 그냥 본인이 나간거라고 하네요. 어이가 없었죠. 


해고예고수당을 받으려면 알아야 할 3가지 팁


1. 퇴사 의지가 없음을 밝힌다

저처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회사에서 나오지 말라고 했을 경우, 꼭 '나는 못 나간다', '못 그만 둔다'라고 퇴사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밝히셔야 합니다. 속으로는 '더럽고 치사해서 내가 그만둔다'라고 생각했어도 겉으로는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하세요.


2. 해고통지서를 요구한다

해고는 서면으로 통지하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거기에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가 적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해고예고수당은 언급하지 마시고 해고통지서를 받아두시면 혹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서면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문자나 이메일로 받아두어도 중요한 증거로 쓸 수 있겠죠.



3. 녹취 등 증거자료를 남긴다

전 녹취 같은 건 생각도 못했지만, 혹시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을 때는 강력하게 저항하는 내용이 담길 수 있는 대화 내용을 녹음하세요. 아는 분들은 많이들 이렇게 하신다고 하네요. 만일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녹음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한 다음, 다음 이야기를 나눌 때 녹취할 준비를 해간 다음 본인에게 유리한 대화를 녹음하세요.


4. 고용노동부에 신고한다

사업주가 못 주겠다고 버티면 고용노동부>민원>민원신청>임금체불진정서로 들어가서 상세한 내용을 적어서 신청하면 관할 고용센터로 지정됩니다. 근데 증거가 확실하지 않다면 신고하지 않고 사업주에게 물고 늘어져서 받는 게 좋아요. 제 담당 감독관은 제 편에 서서 노력해주려는 의지가 1도 없었거든요. 말 그대로 기계처럼 하더군요. 감독관 재량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증거확보'를 꼭 기억하세요.


진짜 법을 알면 살아가는 데 많이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에는 이런 일이 있으면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없는 게 좋겠지요? 전 30일치 해고예고수당을 못 받았지만 제가 나간 다음 해고를 통보받은 사람들은 30일치를 받았다고 하니 귀찮아도 신고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고를 밥먹듯하는 회사라 같이 일했던 동생들이 전화올 때마다 '언니~나 그만두래요' 뭐 이런 내용 ㅎㅎ)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런 신고가 들어가면 그 회사가 관리감독의 대상이 된다고 하니 말이죠. 여러분은 기본적인 사항을 꼭 알고 계셔서 저처럼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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