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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처음 마리텔에 나왔을 땐 소유진 남편이 나이는 많지만 음식도 잘하고 사람도 괜찮은 것 같다 정도의 이미지였다그런데 여러 방송에 나와 음식 노하우를 가감 없이 소개해주는 모습은 호감이었지만너무 방송 노출이 많아서 곧 식상해졌다또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백종원의 프랜차이즈가 너무 많아서 제 살 깎아먹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우리 동네 같은 경우는 백종원 이름을 프랜차이즈가 한 집 걸러 한 집씩 있는 형편이니까.


그나마 백종원이 푸드트럭을 할 때만 해도 신선한 감이 있었다. 나는 음식점은 음식이 맛있으면 서비스는 중간만 해도 장사가 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푸드트럭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접객이며 퍼포먼스들을 중요하게 코칭했고, 보면서 납득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백종원이 골목식당까지 코칭하겠다고 나섰을 때는 이젠 그만할 때도 된 거 아닌가 좀 의아했다. 그런데 우연히 공덕 소담길 편을 보게 되었는데, 백종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감탄하게 된 부분이 있었다.


 

물론 백종원이 능력 있는 음식 사업가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대화를 주도하는 화술, 음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영 지식과 노하우, 손님을 대하는 태도 등등. 그런데 공덕 소담길 편에서 라오스 쌀국수집 사장님과 대화하는 백종원의 모습을 보면서 , 이 사람은 정말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 쌀국수집 사장님은 라오스 정통 쌀국수를 팔고 싶어하는 분이다. 처음에는 본인 음식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촬영도 거부했는데 백종원의 설득으로 겨우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주방에 카메라를 설치 못하게 하는 등 전체적으로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번 백종원은 쌀국수를 먹어 보고 일반적으로 쌀국수를 드시는 분들에게는 간이 약하다, 정통 라오스 음식을 하고 싶어하면서 현지에는 없는 새우롤 같은 에피타이저를 파느냐는 말을 하면서 쌀국수로는 약하니 완전 이국적인 음식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사장님은 여전히 백종원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 제작진은 한국에 100명밖에 없다는 라오스 사람 4명을 모아서 음식 평가할 기회를 만든다. 사장님이 얼마나 라오스를 좋아하는지, 손님들이 라오스 사람이라는 것을 알자 그 무뚝뚝한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손님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라오스 맛이 안 난다는 것.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보던 사장님은 자신이 자주 가던 단골집의 레시피를 전수받은 것이라서 집집마다 맛은 다를 수 있다고 항변하고 간이 약하다는 지적에는 현지는 더워서 더 달고 짜게 먹는데 자기는 건강을 생각해서 심심하게 만든다고, 뭔가 정통을 추구한다는 말과는 달리 앞뒤가 안 맞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백종원이 사장님의 마음을 한마디로 대변한다


그러니까 사장님은 라오스 정통 음식에 자기의 음식 주관을 넣고 싶은 거예요!”

 

와우! 이렇게 시원할 수가! 사장님의 횡설수설을 보면서 그러니까 정통이 하고 싶다는 거야, 한국 입맛에 맞추겠다는 거야, 원하는 게 뭐야? 라는 짜증이 밀려왔는데 백종원이 이를 한마디로 정리해준 것. 경청의 힘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남의 말을 비판이나 평가 없이 들어주기가 힘든데 백종원은 그 힘든 걸 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어쩌면 사장님도 몰랐을 자신의 마음을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되는 대로 이야기한 것인데, 백종원이 핵심을 딱 꼬집은 거다. 이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사장님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 받았기 때문에 그다음부터는 백종원의 말이나 제안에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건 저런 거구나. 새삼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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