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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라돈'이 실시간 검색에 올라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뉴스를 잘 보지 않고 이슈화가 몇 번 된 후에야 찾아보는 편이라 이번에도 좀 늦게 알았어요. 대진침대에서 라돈의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를 9.3배나 초과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에 아이를 낳은 저는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방사능을 줄이기 위해 여러모로 신경쓰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아는 건 피할 수 있는데 모르는 것까지 예방할 수는 없잖아요? 다행히 저희 침대 매트리스는 대진침대도, 음이온이 나온다는 매트리스도 아니었지만 미세먼지에 생활 방사능까지 걱정해야 되는 이 나라에서 산다는 게 피로감이 너무 심합니다.



 

자연방사선인데 문제가 되냐구요?

라돈은 무색, 무취, 무미의 자연방사능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라고 합니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음이온 발생을 위해 천연 방사능인 '모자나이트'를 침대에 도포했는데 여기에서 라돈이 발생한 것이지요. 방사선 광물을 이용해 음이온을 발생시킨 바람에 이 사태가 벌어진 것이구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자연방사선은 괜찮지 않느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방사선 피해는 얼마나 노출되었는지가 문제이지 자연적인 것이냐 인공적인 것이냐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특히 자연방사선량이 높은 거 알고 계신가요? 한국은 자연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화강암반이 많이 분포해 있어서 자연 방사선이 높은 편입니다. 현무암이 90% 이상인 제주도는 다른 지역보다 방사선이 낮게 측정됩니다.

 

라돈 위험

 

침묵의 살인자, 라돈

자연 방사선 가운데 가장 큰 피폭 원인인 라돈에 관해 <방사능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땅속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과 토륨의 방사선 붕괴가 일어나면 라듐(Ra226, Rn220)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체 형태의 라돈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폴로늄(Po218)이나 납(Pb214), 비스무스(Bi214) 등의 방사성 물질들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 입자들은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가면 폐포에 침착되어 피폭을 일으키고 폐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즉, 우랴늄이나 토륨 같은 방사성 물질이 많은 곳에서는 당연히 라듐이 많이 생성되고, 따라서 라돈도 많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체 형태의 라돈이 다시 붕괴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방사성 물질들이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오게 되면 방사선을 방출해 폐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타 자연 방사선 물질이 그렇듯 라돈도 지역에 따라 많고 적음의 차이를 보입니다. 대체로 화강암이 넓게 분포된 지역의 농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또한 공기보다 9배 정도 무거워서 토양에서 기체 형태로 방출되면 주로 지하나 건물의 갈라진 틈을 타고 들어와 쌓입니다. 그래서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지하 공간 등에서 라돈 농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96p)

 

미국의 경우 라돈을 폐암을 일으키는 두 번째 원인으로 꼽는다고 합니다. 국제암연구소에서는 라돈을 명확한 발암물질로 분류했구요. 우리는 미국 환경보호청의 기준을 따라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실내공기 라돈 함유 기준을 148베크렐로 권고하고 있지만, 주택, 학교, 사무실와 같은 경우는 권고 기준조차 없다고 합니다.

라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조치가 필요합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주 환기를 시켜 라돈을 배출시키는 방법뿐입니다. 침대에 라돈을 발생키는 원료는 '모자나이트'를 유통한 업체가 거래한 업체는 65곳, 앞으로 또 어떤 곳에서 라돈이 문제가 될지 모릅니다. 우리가 일일이 방사선 발생 가능한 물질이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하나요? 답답할 뿐이네요.

 

라돈 외에 방사능을 내뿜은 생활용품들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위해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광물들을 사용하는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크사이트, 지르콘, 인광석, 모자나이트 같은 광물이 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특히 모자나이트가 일부 지압, 팔찌, 온열매트, 음이온 발생 제품 등의 원료로 쓰인다고 하니 자세히 따져보고 사실 것을 권합니다.

 

2014년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발표한 <가공제품 사용 특성 분석에 근거한 사용자 피폭 선량 평가 기술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 방사성 물질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는 생활제품 54개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에서 자연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습니다. 토르마린 베개, 토르마린 발열 벨트, 허리 보호대, 음이온 목걸이, 토르마린 목걸이, 토르마린 비누, 토르마린 세제, 육정석 아이필로우, 토르마린 화장품, 음이온 페인트, 게르마늄 매트, 음이온 모자 등입니다. 주로 건강상 여러 효능이 있다고 광고하는 것들로 많은 분들이 한 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것들입니다.

문제는 일부 팔찌, 매트, 페인트 등을 사용할 경우, 0.1~0.3밀리시버트까지 방사선 피폭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는 가슴 엑스레이를 1~3회 정도 찍을 때에 해당하는 방사선 피폭량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자연 방사성 물질이고, 인공적인 방사선량을 규제하는 연간 1밀리시버트에 미치지 못하는 양이지만 과연 이런 피폭이 필요하고 정당한 것인지는 따져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더욱이 이런 제품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해당 제품을 사용해 방사선 피폭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91p)

 

과학계에서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건 사이비과학이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뚜렷이 입증되지도 않은 음이온 때문에 라돈 가스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참고로 음이온 공기청정기처럼 전원을 사용한 제품에는 전기분해를 통해 음이온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모자나이트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건축자재 등에서 나오는 '실내 라돈 수치'일 텐데... 한숨만 나네요. 전 방사능이 정말 무서워요, 체외로 배출이 안 되니까요. 정부에서 좀 더 신경쓰고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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