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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에서 울리던 박정현의 목소리와 악동의 수현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한 <비긴어게인2> 오늘은 아쉽게도(?) 김윤아, 이선규, 로이킴, 윤건 팀이 나왔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비긴어게인>이 좋았던 이유는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 음악이 녹아드는 그 찰나의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어떤 노래도 관객이 된 듯 집중이 되었고 가슴을 어루만졌고 감동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들이 간 곳이 포르투갈이다. 첫 배낭여행으로 간 곳이 유럽이었는데, 그중 계획에도 없이 가게 된 곳이 헝가리와 포르투갈이었다. 영상에선 아주 아름다운 곳처럼 보이지만, 내가 갔던 당시 포르투갈의 이미지는 '낙후된 유럽'이었다. 분명 리스본이 수도였는데 건물 외벽 곳곳이 흉측하게 드러난, 낡고 음산한 건물들이 많았다. 여행 막바지이기도 해서 별 기대 없이 별 흥미 없이 특별한 것도 하지 않고 지낸 곳이 포르투갈이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로카곶이다. 유럽의 서쪽 끝. 포카리스웨트 광고 촬영지로 유명한 곳. 유럽의 서쪽 끝이라서 좋았다기보단 로카곶으로 가는 여정이 좋았다. 한쪽은 마을, 한쪽은 바다가 보이는 기차도 좋았고, 구불구불 너른 언덕 같은 곳을 달리는 버스도 좋았다. 바람이 많이 불었고, 날씨가 따듯했다. (방송처럼 나도 1월쯤 그곳에 갔다.) 시골마을을 여행하듯 마음이 편했던 곳이었다.

 

 

김윤아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월호 사건을 겪었을 때 무력감을 느꼈던 사람은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김애란이 세월호 사건을 겪은 후에 쓴 소설이 <바깥은 여름>인데, 작가들이 겪었을 죄책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윤아 또한 할 수 있는 게 음악밖에 없음에 마음의 짐이 컸던 것 같다. 그래서 <강>이라는 노래를 통해 마음을 전했고, 그 마음은 언어가 다른 그들에게도 전해진 듯하다. 그녀의 말처럼 음악이 주는 힘은 참 강하다.

 

 

또다시 세월호를 떠올렸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을 때가 마침 임신 중이라 내게 다가오는 사건의 무게감은 훨씬 더 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 앞으로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참담함, 꽃 같은 아이들이 피어 보지도 못하고 억울하게 죽었다는 사실은 아마 나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았을 것이다.

 

 

음악이 모든 것을 치유해주진 못하겠지만, 음악이 많은 것을 치유해주는 것 또한 부인 못할 사실이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울리는 그들의 목소리와 음악을 좀 더 많이 듣고 싶었다. 그리고 다음 편에 나올 사람들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그들은 각자의 스타일대로, 또 어울리는 형태로, 그렇게 따로 또 같이 멋진 화음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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