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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리고 싶다면 아이스크림은 먹기 좋은 음식입니다."

-존 로빈스 


우리에게 배스킨라빈스처럼 친숙한 아이스크림이 있을까요? 알록달록한 빛깔을 뽐내며 입맛에 맞게 다양한 맛을 고를 수있는 달콤한 배스킨라빈스. 저희 집 근처 배스킨라빈스를 지나갈 때마다 저희 딸아이 또래, 혹은 그보다 더 어릴 것 같은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걸 보면 마음이 좀 무겁습니다. 저 회사 사장 아들은 어마어마한 상속을 포기하고 환경운동가가 되어 아이스크림의 유해성을 알리고 다니는데, 우리의 순진무구한 아이들은 저 회사 사장 가족들은 절대 먹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맛있다고 먹는다니. 왠지 좀 서글퍼집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일 겁니다. 저도 몇 년 전에 친구에게서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너 그거 아니? 배스킨라빈스 있잖아. 그 아들이 자신은 양심상 회사를 물려받을 수 없다고 거부했대~!" 정확하게 뭐 때문에 상속을 거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정작 관계자들은 안 먹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배스킨라빈스는 어바인 라빈스와 버트 배스킨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입니다. 어바인 라빈스의 외아들이었던 존 라빈스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을 물려받기 위한 훈련을 받습니다. 하지만 1967년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으며 100kg이나 나가는 거구였던 삼촌 버트 배스킨이 50대 초반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돌연사하자 존 라빈스는 의문을 품지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삼촌이 갑작스레 죽은 것과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 것 사이에 관계가 있냐는 질문을 하자 아버지의 눈이 심하게 흔들렸다며 아이스크림의 유해성에 대해 확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존 라빈스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싶지 않았고 상속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브리티시 콜롬비아 연안의 외딴 섬으로 들어가 10년 동안 자급자족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삽니다. 그후 아들의 교육 문제로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건강한 식생활에 관한 책을 쓰면서 오프라윈프리쇼에 나올 정도로 유명인사가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 <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 <존 로빈스의 인생혁명>을 비롯한 5권의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존 라빈스 번역서


부자가 연을 끊고 지낸 사이 어바인 라빈스는 당뇨 합병증으로 실명 위기에 있었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위험수준을 넘는 등 건강이 악화되었습니다. 존 라빈스는 이런 아버지에게 채식을 권합니다. 어바인 라빈스는 식생활을 바꾸고 아이스크림을 끊고 나서 건강이 회복되었고 90세까지 장수합니다. 후임자인 클렌 베첼러도 일할 때를 제외하곤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았다고 하죠.  


▶아이스크림의 가장 큰 유해성, 유화제와 점증제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진 않지만 가끔 먹고 나면 너무 달아서 이가 시릴 정도입니다. 아이스크림에 지나치게 당분이 많고 각종 화학첨가물이 많아서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는 것정도는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사실 아이스크림 포장지에 나온 성분만 봐도 알 수 없는 성분들이 너무 많아서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유화제와 점증제(특히 카라기난)라고 합니다. 유화제는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하는 계면활성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아이스크림에 들어가는 유화제는 유지방이 물과 잘 섞이게 하기 위해 필요한 성분이라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이 부드러운 식감을 주는 것도 이 유화제 덕분입니다. 그런데 유화제는 물과 기름을 섞이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몸속에 들어온 해로운 화학물질마저 몸에 흡수되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아이스크림에 들어 있는 유해한 물질을 오롯이 아이 몸에 흡수시켜주는 셈이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유화제가 대장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지요.

집에서 우유와 바나나를 갈아 아이스바통에 넣어 얼린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은 쉽게 녹아버립니다. 하지만 시판 아이스크림은 더운 날씨에 쉽게 녹아버리지 않지요. 이렇게 너무 쉽게 흘러내리지 못하게 끈기를 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점증제입니다. 푸딩이나 젤리 등에도 쫄깃한 식감을 주기 위해 사용되고 있구요. 그런데 의외로 카라기난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천연 원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식품의약국이나 미국 국제 암연구소 등에서 '발암물질'로 규정하며 카라기난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전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장이 약한 사람이나 유아들은 대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지속적인 섭취를 권하지 않는다고 하고 '유해하다' '안전하다' 말이 많으니 아직까지 안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품첨가물은 대부분 수용성이라 80~90%는 체외로 배출된다고 해요. 하지만 문제는 나머지 10~20%가 몸속에 쌓이면서 각종 질병을 일으킵니다. 아이를 데리러갈 때마다 아이의 친구들은 아이스크림 냉장고 앞에 서서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조릅니다. 하지만 저희 아인 조른 적이 없어요. 사준 적이 없거든요. 간혹 안쓰러운 마음에 쇼핑몰 같은 데서 파는 '유기농 아이스크림(사실 이것도 믿을 건 못 되지만)'을 사준 적은 있어요. 앞으로 크면서 점점 맛있지만 몸에 안 좋은 음식들을 먹어나가겠지요. 하지만 최대한 천천히 조금씩 주고 싶어요. 이것이 제가 아이를 사랑하는 방식입니다. 안 먹일 순 없겠지만 최대한 적게 주세요. 최대한 늦게 주세요. 부모 품안에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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