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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추월차선

 

 

2013년 발행되어 2017년 10월 45쇄를 찍은 이 책은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부자 되는 법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이 책처럼 빨리 부자가 되는 방법을 공식화한 책은 없을 듯합니다. 처음 시작은 오늘의 쾌락을 위해 무절제한 생활을 하는 <인도>를 걷는 사람들과 영광스러운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서행차선>을 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시간은 부를 얻는 데 중요한 요소이지만 하루 24시간, 평생 50년이라는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꼬집습니다. 더 많이 벌수록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삶을 자유롭게 즐기는 <추월차선>을 타라는 것이지요. 천천히 부자 되기로는 한정된 시간 동안 벌 수 있는 돈 또한 한정적이라 우리가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돼서야 부자가 된다는 겁니다. 처음 시스템을 만들 때는 희생이 필요하지만, 한번 만들어놓으면 적은 시간을 투자해도, 나중에는 일을 하지 않아도 스스로 굴러가는 사업 시스템을 만들어 돈과 시간에서 자유로워지라고 말입니다.

 

'빨리 부자 되기'가 '쉽게 부자 되기'는 아니다

사실 가난한 사람들이 걷는 <인도>와 흔히 중산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걷는 <서행차선>에 대한 설명은 건너뛰어도 무방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추월차선>을 탈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 전에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빨리 부자 되기'가 '쉽게 부자 되기'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부자가 되는 공식은 국토대장정만큼이나 힘들고 어려운 일임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부자가 된 사람들이 겪은 험난한 과정을 무시하고 부자가 된 결과만 보고 운이 좋다느니, 부럽다느니 말하는 것을 꼬집습니다. 힘든 과정을 무릅쓰고 자신이 만든 시스템에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책은 엄청난 조언을 해줄 것입니다.

 

대부분은 과정을 무시한 채 특정 사건에 집착한 나머지 부를 놓치곤 한다. 과정이 없다면 사건도 없다. 여유를 갖고 이 구절을 다시 음미해보길 바란다. 부자를 만드는 것은 과정이며, 여러분이 익히 보고 들은 특별한 사건들은 과정의 결과들일 뿐이다. (.....)

20세 청년이 자신이 세운 인터넷 회사를 3,000만 달러에 팔았다는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여러분은 블로그 따위로 그 이야기를 접한다. 그런 사건은 곧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부러움을 산다. 하지만 여러분은 그 청년이 얼마나 오랜 시간을 코딩과 씨름하며 보내야만 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는 듣지 못한다. 그 청년이 창고에서 일하며 보낸 춥고 어두운 나날에 대해, 그 회사가 이율 21.99% 신용카드 대출금을 자본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듣지 못한다. (.....)

내가 회사를 매각한 일은 하나의 사건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그 성과는 과정이 있었기에 존재했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의 좋은 집과 비싼 차를 보며 '우와, 나도 저 사람처럼 운이 좋았더라면'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 사람들은 과정이 아닌 결과의 신기루만을 보고 있는 것이다. 부자가 되는 모든 사건의 이면에는 과정 즉, 도전과 위험, 노력과 희생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존재한다. 과정을 건녀뛰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42~42p)



 

스스로 번 돈은 스스로 만든 행운으로부터 온다.”

억만장자 사업가이며 댈러스 매버릭스 NBA구단의 구단주 마크 큐반은 자신이 거둔 성공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회사를 야후에 59억 달러에 팔기 전, 사업 초기에 겪은 고생담을 떠올렸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이 운이 좋았던 탓이라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했다. 첫 회사 마이크로솔루션즈를 매각했다니 운도 좋지, 기술 열풍을 타고 큰돈을 벌었다니 운도 좋지, 회사를 야후에 몇 십억 달러를 받고 팔았다니 운도 좋지, 그가 일군 사건들은 그 즉시 운 탓으로 돌려지고 과정은 이면에 숨겨졌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분법을 이해하고 있었다. 과정은 사건을 낳고 사람들은 그것을 운이라고 부른다. 그는 또한 이렇게 덧붙였다.

내가 복잡한 소프트웨어 관련 서적이나 매뉴얼을 읽고 있을 때나 집에 틀어박혀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고 있을 때는 아무도 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운이란 놈은 그때 어디에 있었을까? 부와 마찬가지로 행운이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과정의 결과다. 운은 과정이 남긴 잔여물이다. 하지만 인도를 걷는 사람들은 사건은 좋아하지만 과정은 싫어한다. 이들은 부가 하나의 사건이라고 믿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를 운이라고 생각한다.

추월차선 포럼 회원 중의 한 명이 빌 게이츠는 운이 좋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윈도우는 운 덕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회사는 운 덕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은 특정한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반복적이고 통일된 일련의 행동을 낳을 뿐이다. 여럿이 손을 잡고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상을 두드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난다. 어떤 일이냐고? 인도를 걷는 사람들은 그것이 운이라고 해석한다.

운을 이해하려면 더 높은 확률이 기대되는 과정에 참여하라. 운은 실제로 게임에 참여할 때 얻을 수 있다.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이기고자 할 때 비로소 행운은 얼굴을 보인다. 불행하게도 인도를 걷는 사람들은 운을 믿음의 결과라고 생각하지,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운을 원한다면 과정에 뛰어들어라. 과정이 있어야 당신이 원하는 사건들이 벌어진다. (76~77p)

 

부와 재정적 안정에 흥미를 가지는데는 어떤 노력도 필요하지 않다. ‘흥미가 있는 사람들은 1단 기어 상태로 살아간다. 흥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1단 기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당신은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추월차선의 힘을 이용하기 위해 일련의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흥미와 헌신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흥미 있는 사람은 책을 읽지만, 헌신하는 사람은 그 책을 50번 응용한다. 흥미 있는 사람은 사업을 하고 싶다는 것에 그치지만, 헌신하는 사람은 유한책임회사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정리한다. 흥미 있는 사람은 유한책임회사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정리한다. 흥미 있는 사람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에 한 시간 일하지만, 헌신하는 사람은 시간이 허락하는 한 일주일 내내 일한다. 흥미 있는 사람은 값비싼 차를 빌리지만, 헌신하는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절약한 돈을 시스템에 투자한다. 흥미 있는 사람은 부유해 보이지만, 헌신하는 사람은 부유해지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는 단지 흥미를 위해 그 사이트를 만든 것이 아니었다. 그는 헌신했다. 토마스 에디슨은 단순한 흥밋거리로 전구를 발명한 것이 아니었다. 그 또한 헌신했다. 흥미는 세 번째 실패 후 단념하게 하지만, 헌신은 백 번의 실패 이후에도 지속하게 한다. 추월차선의 승자는 레드라인에서 만들어진다. (250~251p)

 

돈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온다

이 책의 핵심은 이 문장입니다. <추월차선>은 다달이 월급을 타는 봉급생활자로서는 불가능합니다. 스스로 사업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이 따라온다고 하지만, 사실상 돈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옵니다.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해결하면 그만큼 많은 돈이 들어옵니다. 생각해보세요.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얼마나 불티나게 팔렸는지를. 지금 당장 사업을 시작하세요. 사람들의 욕구와 문제를 해결해줄 아이템을 사업화하세요.

 

서행차선 위의 사람이라면 영향력의 법칙을 사용하여 서행차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이 법칙 덕분에 당신의 내재가치가 폭증하고 그 결과 운동선수나 배우, 또는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당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물론 여전히 시간과 돈을 맞바꾸는 서행차선 인생을 지속할 수도 있지만 내재가치는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은 수준일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간 빌 클린턴은 대중 연설 수수료로 5,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연설이란 정확히 연설한 시간만큼을 돈과 맞바꾸는 거래임을 감안하면, 클린턴의 내재가치는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시간당 10만 달러 이상일 것이다. 이런 높은 수수료의 기저에는 영향력의 법칙이 작용한다. 클린턴은 수백만 명에게 연설하고 수백만 달러를 받는다.

작곡가는 수백만 곡을 팔아 수백만 달러를 번다. 복권 당첨자는 수백만 명이 복권을 샀기 때문에 수백만 달러를 번다. 스타 운동선수의 매니저는 그의 고객이 수백만 관중을 즐겁게 했기 때문에 수백만 달러를 번다. 부자의 돈의 출처를 따라가면 늘 수백만의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규모 및 중요도 면에서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돈이 따라 온다.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인생에 영향을 미칠수록 더 많은 부가 따라올 것이다. (194~195p)

 

사업의 목적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사업은 왜 존재하는가? 당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이기적인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부와 금전적 자유를 향한 당신의 갈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농담이 아니라, 아무도 부자가 되기 위한 당신의 욕구와 꿈과 열정과 이유에는 관심이 없다. 당신이 페라리를 갖고 싶고 부모님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는 욕구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미국 경제가 당신을 부당하게 취급했다 한들 아무도 그런 것 따위는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 것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세상은 이기적인 곳이고 당신이 추월차선에 오르고자 하든 말든 그 동기는 누구도 알 바 아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는가? 사람들은 당신의 사업이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것인가? 거기서 취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가?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주거지를 제공하는가? 돈을 절약하게 해주는가? 교육을 제공하는가? 무언가를 느끼게끔 해주는가? 도대체 내가 당신의 사업에 왜 돈을 주어야 하는가? 당신이 나의 인생에 어떠한 가치를 더해 줄 수 있단 말인가?

앞서 말한 생산자와 소비자 이분법을 곰곰이 생각해 보자. 소비자들은 이기적이다. 소비자들은 대체 내가 무엇을 취할 수 있는데?’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생산자로서 성공하려면 당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타인의 이기심에 초점을 맞추라. (265p)

 

돈은 이기적인 사람에게 끌리지 않는다. 돈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사업에 끌린다. 돈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에게 끌린다. 욕구를 대규모로 해소하면 대규모의 돈이 끌려온다. 당신이 만지는 돈은 당신이 다른 이들에게 제공한 가치에 다름 아니다. 성공적인 사업은 모두 한 가지 특징을 공유하는데, 바로 시장에서 판매로 이어지는 소비자들의 만족이다. 당신의 사업 존속 여부는 당신이 아니라 시장과 소비자가 결정한다. 당신이 무엇이 되었든 1,000만 개를 팔았다면 1,000만 명의 사람들이 당신의 상품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거나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켰다고 투표하는 것과 같다.

다량의 욕구를 해결해 보라. 혹은 중대한 욕구를 해결해 보라. 빌 게이츠가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립한 것과 같이 환상적인 사업일 수도 있고 아니면 오래된 무언가를 재창조하는 것처럼 사소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매일 1만 명이 방문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당신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1만 명에게 주택을 제공하는 부동산 회사를 가지고 있는 당신 또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영향력을 발휘해 가치를 제공하라! 돈이 당신에게 오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고 이기적인 행동을 그만두고 인류가 겪는 문제들을 해결해 보라. 이기주의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이타적이 되어라. 더 구체적인 조언이 필요한가? 좋다. 다음 중 무엇이라도 100만 명에게 제공해 보라.

 

     1)    기분을 좋게 해주어라.

2)    문제를 해결해 주어라.

3)    교육해 주어라.

4)    외모를 발전시켜라.

5)    안전을 제공하라.

6)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하라.

7)    기본적인 요구부터 외설적인 욕구까지 충족시켜라.

8)    삶을 편하게 해주어라.

9)    꿈과 희망을 고취하라.

 

보장하건대, 이러면 100만 달러의 자산을 가지게 될 것이다. 혹시 돈을 벌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 헤매고 있다면 잠시 손을 떼고 자신에게 질문하라. “내가 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세상에 가치를 내놓는다면 돈은 당신에게 자석처럼 달라붙을 것이다! (267~268p)

 

어쩌면 이 내용이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이 내용을 읽고 머리를 얻어 맞은 것 같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돈이 따라온다'와 같은 추상적인 말을 막연하게 믿고 있었는데, 실제로 다량의 욕구를 해결하면 돈이 따라온다는 저자의 말이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시간 일해서 조금씩 연봉을 올려서 이런저런 재테크로 돈을 굴려봤자 내 집 한 채 사기 어렵다는 건 모두들 아시는 사실일 겁니다. 저자의 말대로 부자가 되려면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돈을 벌어들어야 시간과 돈, 둘 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그 가장 빠른 길은 내 사업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책 쓰기나 작곡처럼 한번 만들어놓으면 자동적으로 돈이 들어오는 일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들의 욕구와 문제를 해결하라!'입니다. 실제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들에 관해서는 책에 더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부에 관심이 있거나, 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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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이 책은 능력있는 여성들 왜 남성들에 비해 자신감이 없는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들이 필요한지 다양한 분야에서 권위를 떨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 쓴 일종의 '보고서'이다. 늘 지나치게 많은 것을 준비하고, 고민하고,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 필요 이상으로 곱씹으며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여성이라면(물론 남성도)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능력과 자신감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일본에 있을 때 발음도 억양도 엉망인 신랑친구가 모임에서 늘 가장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인 걸 보고, 나는 경악했다. 나는 맘속에서 몇 번이나 곱씹던 문장을 힘겹게 한 번 말하는 동안, 그 사람은 다섯 번 열 번 말하면서(그 엉망진창인 일본어로!!) 대화를 주도해나갔다.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했다. 대화가 그 사람이 그 언어를 얼마나 잘하는 것인지를 보는 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 목적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난 참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은 많지만 늘 행동에 옮기지 못해 후회하는 나 같은 타입의 사람들이 읽어 보면 참 좋겠다. 능력이 없어도 자신감을 발휘해 행동하고, 실패에서 교훈을 배우고, 교훈을 바탕으로 삼아 다시 행동하여 성공하고, 그 성공이 자신감이 된다. 그 점을 명심하고 일단 저지르고 조금씩 성공의 경험을 쌓아나가면 된다.

 

'실제 능력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앤더슨 교수의 주장은 우리 여성들을 더 당혹스럽게 한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사람이 자신감에 넘치면, 그리고 실제로 얼마나 잘하든 관계없이 스스로가 무언가를 잘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행동하게 되는 법이거든요."
-63p


"저는 자신감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그 상황이 경이롭고 놀랄 만한 상황이든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이든 말이죠. 말하자면 물러서지 않고 전심전력을 다하는 거예요. 자기 자신을 여럿으로 갈라지게 하지 않고 하나로 모으는 것이고요. 상황이 어떻든 그냥 가는 거예요. 거기엔 우리 삶에 꼭필요한 에너지가 있죠. 저는 그런 게 자신감이라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인간적인 성취의 일부죠."
-68p

 

'자신감은 생각을 행동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정말 간결하면서도 가슴에 와닿는 말이었다. 그 말은 우리가 다음 탐사 단계로 나가는 데 필요한 기본 원칙이 되었다. 또 그 말 덕분에 그간 끌어모은 이런저런 실마리들이 자연스레 풀리게 됐다. 우선 자신감과 노력 그리고 어떤 일을 마스터하는 행동 사이의 관계가 명확해졌다. 그 세 요소가 놀라운 선순환을 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감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라면, 그 믿음 덕에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고, 그렇게 행동에 나서면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고, 계속 그런 식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노력을 통해, 마스터하는 행동을 통해, 성공을 통해, 그리고 심지어는 실패를 통해서도 계속 쌓여갈 것이다. 어쨌든 우리는 어느 시점에서 생각만 하는 일을 멈추고, 그냥 행동에 나서야 한다.
-101p

 

당신은 혹시 여성들이 잘못된 일은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잘된 일은 운이나 다른 사람 또는 자신을 제외한 그 무언가의 덕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그렇다면 아마 남성들이 그 반대라는 사실도 알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기억해야 할 점은 성공과 실패의 근원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가 하는 문제가 결국 우리가 자신감을 갖는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176p

 

여성들은 유전학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남성에 비해 적은 자신감을 가질 확률이 높지만, 환경적인 요인이나 노력에 의해서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자신감을 높이는 습관들은 다음과 같다.

 

* 명상을 하라 뇌를 차분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감을 높이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 감사하라 감사하는 마음은 행복과 낙관적인 사고방식에 꼭 필요한 요소들 중 하나이다.
* 작게 생각하라 어려운 일을 작게 나누어 처리하라. 10/1만 처리해도 자신감이 생긴다.
* 잠을 자라, 움직여라, 나눠라 잠을 자고 움직이고 친구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뇌를 안정시켜라.
* 힘 있는 사람이 되는 연습을 하라 등을 펴고 꼿꼿이 앉기만 해도 잠시 동안 자신감이 생긴다.
*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자신 있는 척이라도 하라는 말은 무시하라 자신감은 거짓 연기가 아니라, 반복된 도전과 성취의 결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명심하라.
* 옥시토닌의 힘을 잠시 빌려라 이도 저도 안 된다면 옥시토닌 스프레이를 활용해라. (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굳이 많은 내용을 읽지 않아도 결론은 하나다. "행동하라. 실패하거나 성공할 것이다.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그것을 바탕으로 나아가라!!!" 나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들은 주변의 반응이나 자신의 현재 능력에 대해 민감하지 않다. 반응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민감한 성향을 바꿀 수 없다면 조금씩 행동해서 성공의 경험을 쌓아가는 수밖에 없다.
방대한 조사량 때문인지 의미 있는 내용들이 명확한 갈래로 정리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내가 '나다움'이라고 규정하고 탈피하지 못하고 있던 껍데기를 벗어나고 싶은 용기를 준 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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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빌 백작의 범죄

 

아멜리 노통브 좋아하시나요? 전 엄청 열광하는 독자는 아니지만, 가끔 짧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할 때 노통브를 찾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책을 찾다가 제가 읽지 않은 제목이 눈에 띄길래 얼른 집어들었어요. 2017년 8월에 출간된 책이니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희극인지 비극인지 동화인지 알쏭달쏭한 이 책은 역시나 조금 짓궂은 면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느빌 백작의 심리를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탁 하고 터지는 반전이 매력적인 소설입니다.

백작이 주인공이라 배경이 옛날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2014년이 배경이네요. 집안이 파산을 맞아 마지막 가든 파티를 준비하던 느빌 백작은 딸이 가출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딸을 데리고 있다는 점쟁이를 찾아갑니다. 숲에서 덜덜 떨고 있던 막내딸 세리외즈를 집으로 데려온 점쟁이는 백작에게 불길한 예언을 합니다.

"플뤼비에성에서 열릴 마지막 가든파티에서 당신은 초대 손님 중 하나를 살해하게 될 거예요."

누군가는 웃고 넘길 일이지만, 느빌 백작은 심각했습니다. 남의 일이었다면 터무없는 이야기를 믿어서 뭣하겠느냐고 비웃었겠지만, 자신의 일이니 달랐지요. 그는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 누구가 죽어야 할지 생각하며 불면의 밤을 보냅니다. 그때 막내딸이 백작을 찾아옵니다.

열두 살 이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며 자신을 죽여 달라는 세리외즈와 어떻게 자기 손으로 딸을 죽일 수 있겠냐는 아버지 느빌의 팽팽한 대립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세리외즈에겐 오빠 오레스트와 언니 엘렉트르가 있습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막내딸 이피제니를 제물로 바쳤던 아가멤논의 자식들 이름이지요. 느빌 백작은 자식을 죽이지 않기 위해 막내의 이름은 이피제니로 짓지 않았다고 하지만, 세리외즈는 발칙하게도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와 둘째의 이름을 오레스트와 엘렉트르로 지을 경우에는 충동이 너무 세서 셋째의 이름이 뭐가 되든 운명이 작동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믿어야 해요."(87p)

세리외즈는 백작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는 살해 방법을 제시하지요. 결국 우여곡절 끝에 백작은 딸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습니다. 가든파티 당일, 초대 여가수가 노래를 마칠 때쯤 백작은 세리외즈를 데려가 죽이려 합니다. 하지만 세리외즈는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지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는데 음악에 감동을 받았다고, 이제는 살고 싶다고 합니다...

자, 딸은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예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좀 허무할 수도 있는 반전이 결말에 기다리고 있습니다. 운명의 장난이랄까, 아이러니랄까, 손님을 살해하고 감옥에 가는 모습을 상상하던 백작에게 느닷없는 행운이 찾아오지요. 삶은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여기가 최악이라고 생각할 때, 더는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을 때 숨통이 확 트이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 말입니다.

재미있는 건 '백작의 모습'이 '일반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언을 믿을 수밖에 없다면 파티를 취소시키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이 아무리 마지막 가든파티라고 할지언정 딸의 목숨보다 소중할까요? 하지만 사교파티에 흥미와 재능을 보이는 백작에겐 그 마지막 파티를 성공시키는 것이 최우선이 됩니다. 귀족사회의 의무감에 도취된 백작의 모습에 아무런 공감도 할 수가 없네요.

세리외즈의 역할이 참 매력적입니다. 죽여 달라고도 죽이지 말아달라고도 그녀는 주체적으로 행동합니다. 그녀는 숲속의 잠자는 공주나 백설공주처럼 남자의 구원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전 여성이 중심에 서서 자신의 욕구와 의지를 충실하게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좀 통쾌했습니다. 여러 모로 뜯어볼수록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단순히 재미있게 읽을거리로도 괜찮아요.

 

<인상적인 구절>

느빌은 초대 손님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예술에 있어서 대가로 통했다. 그 분야에서 그가 모신 최고의 스승은 80년대 초에 그가 라벤스테인에서 접대한 적이 있는 보두앵왕(王)이었다. 그 기념할 만한 저녁 파티 내내, 그는 왕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주의 깊게 관찰했다. 왕은 누구에게나 오래전부터 꼭 한 번 만나 보고 싶었던 것처럼 말을 걸었다. 그는 온몸이 하나의 귀가 된 것처럼 상대방의 말을 경청했다. 느빌은 그처럼 숭고한 공손함에 큰 감명을 받았고, 결코 다른 지도자는 섬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자신이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를 통해 얼핏이나마 사교술의 성배(聖杯)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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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부자의 그릇>은 '일본 최고의 경제금융교육가'인 이즈미 마사토가 자신의 실제 사업 실패담을 모티브로 삼아 쓴 교양소설입니다. 한때 연매출 12억을 달성했지만 3억원을 빚지고 망한 사업가와 노인의 대화 형식으로 이뤄진 책입니다. 2시간이면 가볍게 술술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돈의 본질과 철학'에 대해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부자의 그릇을 키울 수 있는 실전기법을 가르쳐준다기보다는 돈을 속성을 알면 돈에 휘둘리지 않고 돈을 좀 더 잘 다룰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자가 되고,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돈의 본질'이 담겨 있고 읽기도 쉬우니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4가지입니다. 이 내용을 잘 숙지한 후에 실전적인 방법들을 공부해나간다면 부자의 길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유대인 속담에 "돈 있는 곳에 그 사람 마음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관심있고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기 마련입니다. 입으로는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하면서 나에게 돈쓰기를 아까워하는 남자는 나에게 관심이 없는 겁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앨범을 사는 데 돈을 쓸 것이고, 먹을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외식비로 돈을 쓰겠지요. 이처럼 돈은 나의 사고와 행동의 결과가 그대로 드러난 산물입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서 원하는 것이 생길 때마다 지출을 한다면 그 또한 설득력이 없지요.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거울에 내가 원하는 모습이 드러나도록 돈을 쓰면 됩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와 성공, 경제와 관련된 책을 사고 경제교육비를 내는 데 돈을 쓰면 됩니다. 원하는 것에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쏟아부으면 그 모습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일 겁니다.

 

돈에 소유자는 없다

전 세계에서 돌고 도는 돈은 '지금'이라는 순간에만 우리 수중에 있는 겁니다. 그런데 원래 소유할 수 없는 걸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무리가 생깁니다. 붙잡을 수 없는 돈을 수중에 가두려고 집착하기보다는 돈이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부자들은 이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돈이 생기면 그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합니다. 지금 당장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의 가치와 돈을 바꾸려고 하지요. 하지만 부자들은 시장의 교환가치를 봅니다. 언젠가 더 큰 돈을 끌고 올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것에 투자를 하지요.



 

돈은 반드시 다른 사람이 가져온다(=돈은 신용이다)

이 문장을 읽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관점이었거든요. 돈은 '버는 것'이지 반드시 누군가를 거쳐서 나에게 오는 것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자는 '돈은 신용을 가시화한 것이다!'라고 합니다. 부자들은 신용의 힘을 알고 있다는 것이지요. 돈은 남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남과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남들의 믿음에 부응하려고 하면서 신용을 키운다는 거지요. 신용이 커지면 따라오는 돈의 크기도 커지는 거구요.

는 제가 최근에 읽고 있는 <부의 추월차선>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부의 추월차선>에서는 돈을 기하급수적으로 벌어들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기만족적인 이기심으로는 절대 큰 돈을 벌수 없다고 말입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콘텐츠,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신용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뭘 해야 할지 아시겠나요?

 

돈은 헛스윙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 간다

인생은 영원하지도 않고, 늘 행운이 찾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부자들은 한정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배트를 많이 휘두릅니다. 많은 사람들은 헛스윙이 무서워서 가만히 있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볼을 맞출 수 있다는 걸 알지요. '배트를 휘두르면 경험이 되고, 마침내 홈런을 치는 방법을 익히면 행운을 얻으며 홈런을 날린다.' 이것이 부자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여기에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경험이 곧 신용이 되지요. 실패하더라도 말입니다.

사람들은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을 못한다고 하지만 실은 돈을 싫을까봐 두려워서 시도하지 않습니다. 부자들이 돈이 늘지 않는 리스크를 두려워하면서 배트를 휘두를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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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짧은 강연을 하는 테드x유스턴행사에서 한 강연내용을 담은 것입니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여성에 대한 문제를 주제로 삼아 글을 쓰는 작가로 이 강연은 유튜브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게다가 비욘세 노래에 피처링되기도 했으며, 스웨덴 고등학생들의 성평등 교육서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30분 정도밖에 안 되니 시간이 있으신 분들은 한 번 시청해봐도 좋겠습니다. 글로 봐도 공감이 되지만 적당히 여유롭고 유머러스한 강연 스타일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남녀 모두를 위해 세상을 조금 변화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페미니스트란 말에 담긴 부정적 인식들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가 처음으로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들었던 것은 열네 살로, 친오빠와도 같았던 오빠의 친구 오콜로마에게서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몰라도 좋은 말이 아닌 것은 분명했습니다. 그 말투가 마치 넌 테러리스트야라고 하는 것 같았거든요. 2003 <보랏빛 히비스커스>라는 책이 나왔을 때 한 저널리스트가 사람들이 이 소설을 페미니즘적이라고 한다면서 절대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지 말라고 합니다. 페미니스트란 남편을 얻지 못해서 불행한 여자라구요. 그래서 그녀는 스스로를 행복한 페미니스트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나이지리아 여성 학자가 당신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 것은 서구의 책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녀는 페미니즘이 비아프리카적이라고 하니까 이제는 스스로를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라고 부릅니다. 친구가 페미니스트는 남자를 미워한다는 뜻이라고 해서 스스로를 남자를 미워하지 않는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라고 불렀고, 나중에는 남자를 미워하지 않으며 남자가 아니라 자기자신을 위해서 립글로스를 바르고 하이힐을 즐겨 신는 행복한 아프리카 페미니스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페미니스트란 말에 얼마나 부정적 함의가 많이 담겨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반복된 경험이 무서운 이유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는 초등학교 때 시험을 쳐서 1등을 하면 반장으로 임명하겠다는 선생님의 말에 열심히 공부하여 제일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반장은 남자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반복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거듭 목격하면, 결국 그 일이 정상이 됩니다. 만일 남자아이만 계속해서 반장이 되면, 결국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라도 반장은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만일 남자들만 계속해서 회사의 사장이 되는 것을 목격하면, 차츰 우리는 남자만 사장이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여기게 됩니다.” (16p)

과거에는 육체적 힘이 생존에 가장 중요한 자질이었기 때문에 남자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게 합리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육체적 힘이 강하다고 해서 지도자가 되기에 알맞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진화했으나, 젠더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진화되지 못했죠.



 

이제 우리 딸들과 아들들을 다르게 키워야 합니다

우리는 여자아이들에게 남자를 기쁘게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가르치지만, 거꾸로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자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공격적이거나 터프해선 안 된다고 하면서 같은 행동을 한 남자아이들에겐 칭찬을 해줍니다. 우리가 지금 남자아이들을 가르치는 방식은 그 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는 남자아이들이 더 강해지고 단단해져야 한다면서 그들의 인간성을 억압하고 있으니까요.

오늘날 젠더의 문제는 우리가 각자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도록 돕는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떤 사람이어야만 하는지를 규정한다는 점입니다.” (37p)

 

말의 폭력

결혼에 있어서 협력의 말보단 지배의 말이 많이 쓰입니다. 여성이 남성에게 존중이란 말을 쓰지만 남성이 여성에게 있어서는 거의 쓰지 않습니다. 남자들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그랬어라고 말할 땐 애초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을 때이지만, 여자들이 이 말을 쓸 땐 직장과 경력, 꿈을 포기했을 때입니다.

 

진정한 페미니스트란

오래전 사전을 찾아보았을 때,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페미니스트: 모든 성별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 남자든 여자든 오늘날의 젠더에는 문제가 있으니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 그 사람이 페미니스입니다.

문화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문화를 만듭니다. 만일 여자도 온전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정말 우리 문화에 없던 일이라면, 우리는 그것이 우리 문화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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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만들어지고 나오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다룬 <엄마 씨앗 아빠 씨앗> 남녀 차이를 설명한 <나는 여자, 동생은 남자>

 

아이들이 서너 살쯤 되면 남녀 차이에 대해 슬슬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다섯 살인 저희 딸아이도아빠는 남자야?” “여자도 서서 오줌 있어?”라고 질문하는 엄마와 아빠의 차이에 대해 궁금해했습니다. 어쩌다가 샤워를 같이하면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하고, 아빠랑 같이 놀다가 아빠 고추를 만져보기도 하고 말이죠. 어른이 하면 징그럽고 부끄러울 일이 아이와 함께하면 재미있는 놀이가 됩니다.

 

학교에서 형식적으로 비디오를 틀어주고 끝내버린, 교육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성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와 달리 아이들은 제대로 성교육을 받고, 성에 대해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면서 자랐으면 합니다.

 

특히 손경이 강사의 강의를 들으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외국에서는 생식기가 있는 인형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성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귀여운 남자 인형과 여자 인형의 하의를 벗기면 생식기가 표현되어 있고, 차별을 두지 않기 위해 다인종, 장애인 인형들도 있습니다. 그런 인형들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남자의 성기는 음경, 여자의 성기는 음순이라고 가르쳐줄 있는 거죠. 임산부 인형을 통해 자연스레 아기가 어디서 나오는지 있게 하기도 합니다. 게스트로 나왔던 최할리가 저런 인형이 있다는 알았다면 도움이 됐을 거라면서 아쉬워하기도 했죠. 어쩌면 올바른 성교육이란 정확한 명칭을 가르쳐주고, 그것의 원래 기능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내가 원할 선택할 있도록 하는 교육이 아닌가 싶습니다.

 

<엄마 씨앗 아빠 씨앗> <나는 여자, 동생은 남자> 성격이 다른 성교육책입니다. <엄마 씨앗 아빠 씨앗> 아이가 만들어지는 다양한 과정에 대해 다룬 사실적인 그림책이라면, <나는 여자, 동생은 남자> 여자인 나와 남자인 남동생의 신체적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는 책입니다. <엄마 씨앗> 일반적인 임신 과정도 다루지만 아기가 질을 통해 나오지 못했을 제왕절개를 하는 것이나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인공수정과 시험관에 대해서도 다룹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기 씨가 만나는 과정을 에둘러 말하지 않고 사실적인 그림으로 설명해준다는 겁니다. 어른인 우리는 보기 민망할 있어도 아이는 생각 없이 받아들이더군요. 아기가 만들어지고 나올 때를 설명하면서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일상에서 단어를 별로 일이 없던 저는 괜히 목소리가 작아지고 땀이 삐질삐질 나오던데, 막상 아이는 별로 신경 쓰지 않더라구요. 사실 그게 부끄러운 단어는 아닌데, 성에 대한 것을 드러내 말하지 않았던 저로는 의연하게 읽어주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설명을 해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저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는 같습니다.

 

이에 비해 <나는 여자> 쉽게 접근할 있는 그림책입니다. 남동생이 누나를 따라 앉아서 쉬를 하는 장면이나 같이 목욕을 하다가 자연스레 나와 남동생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은 누구나 번쯤 경험해볼 만한 일입니다. 남녀가 성장하면서 신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자세하게 나와 있고, 엄마처럼 아빠처럼 크면 아이를 만들 있는 소중한 몸이 된다는 알려줍니다. 그렇습니다, 성은 부끄러운 아니라 소중한 것이라는 , 남녀의 성기는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랑스러운 아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어른인 저도 새삼 깨닫습니다.

 

아이에게 이런 종류의 책을 읽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에 부모들이 관심을 갖고 아이의 급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 읽어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부모가 당황하고 어색해한다면 아이도 은연중에 이런 물어보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손경이 강사님의 강의를 듣다가 반성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강사님이 인형에게 성기가 달려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팬티를 벗길 인형에게 양해를 구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지금 팬티 벗겨도 될까?”라고 말입니다. 아이의 옷을 벗길 때도 지금 옷을 벗겨도 되겠냐고 물어보라는 거죠. 아무리 부모라도 아이의 옷을 함부로 벗기는 수치심을 있는 잘못된 행동이지요.

 

<엄마 씨앗>에서 아기는 어디에서 나올까? 엄마 입으로 나올까? 아빠가 부르면 귀에서 나올까? 기침할 나올까? 엉덩이에서 나올까? 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귀여운 상상이죠. 하지만 커가면서 점점 궁금해할 테고, 그럴 이런 책들을 활용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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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처음 마리텔에 나왔을 땐 소유진 남편이 나이는 많지만 음식도 잘하고 사람도 괜찮은 것 같다 정도의 이미지였다그런데 여러 방송에 나와 음식 노하우를 가감 없이 소개해주는 모습은 호감이었지만너무 방송 노출이 많아서 곧 식상해졌다또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백종원의 프랜차이즈가 너무 많아서 제 살 깎아먹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우리 동네 같은 경우는 백종원 이름을 프랜차이즈가 한 집 걸러 한 집씩 있는 형편이니까.


그나마 백종원이 푸드트럭을 할 때만 해도 신선한 감이 있었다. 나는 음식점은 음식이 맛있으면 서비스는 중간만 해도 장사가 잘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푸드트럭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접객이며 퍼포먼스들을 중요하게 코칭했고, 보면서 납득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백종원이 골목식당까지 코칭하겠다고 나섰을 때는 이젠 그만할 때도 된 거 아닌가 좀 의아했다. 그런데 우연히 공덕 소담길 편을 보게 되었는데, 백종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감탄하게 된 부분이 있었다.


 

물론 백종원이 능력 있는 음식 사업가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 대화를 주도하는 화술, 음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영 지식과 노하우, 손님을 대하는 태도 등등. 그런데 공덕 소담길 편에서 라오스 쌀국수집 사장님과 대화하는 백종원의 모습을 보면서 , 이 사람은 정말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 쌀국수집 사장님은 라오스 정통 쌀국수를 팔고 싶어하는 분이다. 처음에는 본인 음식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 촬영도 거부했는데 백종원의 설득으로 겨우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주방에 카메라를 설치 못하게 하는 등 전체적으로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번 백종원은 쌀국수를 먹어 보고 일반적으로 쌀국수를 드시는 분들에게는 간이 약하다, 정통 라오스 음식을 하고 싶어하면서 현지에는 없는 새우롤 같은 에피타이저를 파느냐는 말을 하면서 쌀국수로는 약하니 완전 이국적인 음식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사장님은 여전히 백종원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 제작진은 한국에 100명밖에 없다는 라오스 사람 4명을 모아서 음식 평가할 기회를 만든다. 사장님이 얼마나 라오스를 좋아하는지, 손님들이 라오스 사람이라는 것을 알자 그 무뚝뚝한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손님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라오스 맛이 안 난다는 것.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보던 사장님은 자신이 자주 가던 단골집의 레시피를 전수받은 것이라서 집집마다 맛은 다를 수 있다고 항변하고 간이 약하다는 지적에는 현지는 더워서 더 달고 짜게 먹는데 자기는 건강을 생각해서 심심하게 만든다고, 뭔가 정통을 추구한다는 말과는 달리 앞뒤가 안 맞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백종원이 사장님의 마음을 한마디로 대변한다


그러니까 사장님은 라오스 정통 음식에 자기의 음식 주관을 넣고 싶은 거예요!”

 

와우! 이렇게 시원할 수가! 사장님의 횡설수설을 보면서 그러니까 정통이 하고 싶다는 거야, 한국 입맛에 맞추겠다는 거야, 원하는 게 뭐야? 라는 짜증이 밀려왔는데 백종원이 이를 한마디로 정리해준 것. 경청의 힘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남의 말을 비판이나 평가 없이 들어주기가 힘든데 백종원은 그 힘든 걸 할 줄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어쩌면 사장님도 몰랐을 자신의 마음을 이랬다 저랬다 하면서 되는 대로 이야기한 것인데, 백종원이 핵심을 딱 꼬집은 거다. 이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다!!!


사장님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 받았기 때문에 그다음부터는 백종원의 말이나 제안에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건 저런 거구나. 새삼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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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사전> <한국의 부자들(한상복)>을 바탕으로 허영만 작가가 그려낸 만화책이다. 읽다 보면 의아한 장면도 있지만 대체로 우리가 실천해볼 만한 내용이다. 특히 부자들이 쉽게 를 얻는 것이 아닌, 나름의 원칙과 노력, 행동이 바탕이 되어서 얻은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편에서는 20가지 노하우를 다룬다.

 

한상복 씨의 <한국의 부자들>에서 제시하는 돈을 모으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수입의 절반을 무조건 저금한다는 것이다. 특별한 공부가 따로 없고, 무조건 안 쓰고 안 보고 안 먹는 것이다. 그렇게 10년을 참고 견디면 5년치 월급이 고스란히 남는다. 간단하지만 무섭고 확실한 계산이다.

-허영만

 

 

   부자 소질 테스트

1.     TV홈쇼핑을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직접 가는 편이다.

2.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목돈을 만들기 위해 저축한다.

3.     수입의 50% 이상을 저축하고 있다.

4.     물건을 살 때 세 번 이상 생각한다.

5.     물건을 살 때 반드시 깎으려 한다.

6.     좋은 차로 바꾼 친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7.     돈 많은 사람이 돈을 쓰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8.     한 해에 내가 낸 세금(원천징수 등)이 얼마인지 알고 있다.

9.     종합소득세를 내고 있다.

10.  세금에 대한 상식이 있으며 절세하는 법을 알고 있다.

11.  시중 은행의 이자율이 몇 %인지 알고 있다.

12.  절약이 몸에 밴 부모 밑에서 자랐고, 부모 생각에 동의한다.

13.  돈을 열심히 버는 목적은 가정의 행복과 건강이다.

14.  돈을 아끼고 열심히 모으는 배우자와 함께 산다.

15.  투자에 밝은 친구 혹은 부자 이웃이 있다.

16.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17.  돈을 아끼는 이유는 항상 아껴쓰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8.  남들로부터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  한 번 세운 원칙은 꼭 지키는 편이다.

20.  주식 투자 시 기대 수익률은 20~30%가 적당하다. 

 

 

부자 소질 테스트 결과

*17개 이상: 당신은 이미 부자다.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10~16: 상당한 소질을 갖고 있다. 부자의 길목에 접어들었다.

5~9: 이제 부자로서의 삶에 눈뜨는 단계다. 부자를 연구하고, 실천하라.

5개 미만: 부자로 가는 길과 반대로 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우리는 흔히 부자들에 대해 나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집 없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데 많은 집을 소유하고 월세를 받아먹는다고, 돈을 많이 벌면 그만큼 세금을 내야지 세금을 적게 낸다고, 다만 운이 좋아서 부자가 된 것뿐이라고. 하지만 여기 나오는 사람들처럼 일찍 일어나 하루를 계획하고 한번 세운 원칙은 철저히 지키고, ‘라는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비결이 무엇인지 알고,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내게도 부자가 되는 일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부자사전 1 겨울이 오기 전에 양털을 깎아라

 

영광의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과감해져야 한다.

설령 실패하더라도 어정쩡한 삶을 산 이들보다 훌륭하다.”

-테어도어 루스벨트-

 

뉴질랜드에서는 겨울 오기 직전에 양털을 깎는다. 털을 깎지 않은 양은 털만 믿고 있다가 얼어죽고, 털을 깎은 양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기 때문이다. 부자들도 추운 겨울을 견디고 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빚을 얻어 투자한다. 부자들에게는 양털 깎기에 해당하는 셈이다. 부자들은 부채의 부담이 생활화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100명의 부자에게 물었을 때 현재 빚이 없는 사람은 있지만, 한 번도 빚을 지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부자들은 좋은 기회가 오면 빚을 내서라도 달려든다. 다만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사전 2 주위에 열성 팬을 만들어라

 

베푼 만큼 돌아온다.

안 돌아와도 어쩔 수 없고.”

-반승섭(육류 유통업)-

 

비즈니스와 연애는 같다. 대부분은 접근하기 조차 어렵다. 엉겁결에 대답이 나오도록 작전을 짜야 한다. 만나기 전에 상대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파악하고 취미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본격적 사업 얘기는 다음으로 넘어간다. 이렇게 두 번 세 번 만나다 보면 비즈니스로 연결된다. 성사된 후에는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보여줘야 관계가 지속된다. 부자들은 믿을 만한 팬들을 많이 만든다.

 

 부자사전 3 신용만이 살 길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재미 없어 하는 사람치고

성공하는 사람 못 봤다.”

-데일 카네기-

 

성공한 상인들은 수완보다 성실과 신용을 중요하게 여긴다. 서울 상공회의소가 남대문과 동대문의 의류 상인 225명을 대상으로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신용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신용을 얻기 위해서는 손님의 입장이 되어 성실하게 대해야 한다. 성실처럼 평범하지만 위력적인 장사 밑천은 없다.

 

 부자사전 4 꿈을 키워라

 

줄곧 내 인생이 얼마짜리인지 생각해 보았다.

혹시 내 귀중한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지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인생이란 본전이 생각이 난다.”

-구창범(투자자문사 대표)-

 

끼: 100명의 부자들에게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평가가 무엇인지 묻자 74명이 성실하다라고 했고, 15명이 양심적이다라고 했다. 8명은 기본에 충실하다라고 했다. 성실한 가 있어야 기회가 온다.

: 부자 100명 중 86명이 깡이 있다. 부자들은 원칙을 정하면 지키는 것이 습관화됐기 때문에 부자가 됐다. 원칙과 습관으로 무장된 사람은 여기서 끝낼 것인가 더 나아갈 것인지 정확히 판단하여 깡으로 연결할 줄 안다.

: 부자들은 언제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부자들은 신세를 지면 꼭 인사를 한다.

: 부자들은 표정이 여유롭고 밝다. 낙관적이다.

: 부자들은 부를 축적하겠다는 강렬한 꿈을 갖고 있다. 강렬한 집착은 로 현실화된다.

 

 부자사전 5 낙관적인 삶을 살아라

 

나는 일이 안 풀려도 웃는다.

세상을 원망하면 계속 벌을 받을 뿐이다.”

-손길종(대형 음식점 운영)-

 

골프 격언에 이런 말이 있다. ‘잘못 친 샷은 금세 잊어버려야 한다. 다음 샷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부자는 평정심을 잃지 않고 다음을 노린다. 하지만 낙관적인 입장에는 두 가지가 있다. 허황된 꿈을 좇는 눈 가린 낙관론과 냉혹한 현실에 기반을 둔 가정과 추론을 바탕으로 한 눈 뜬 낙관론이다. 제대로 된 낙관은 실패와 좌절을 거듭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부자사전 6 누구에게나 미래는 두렵다

 

집안을 일으킬 아이는 똥을 금처럼 아끼고,

집안을 망칠 아이는 돈을 똥처럼 쓴다.”

-명심보감-

 

취재대상 중 최고령자인 박일문 씨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 지상주의자들은 계획성 없이 인생을 즐겨야 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탕진한다.

 

 부자사전 7 독불장군 부자는 없다

 

해롭기만 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

-전상진(유통업)-

 

독불장군 부자는 없다. 부자들은 혼자만의 힘으로 부를 이룩하지 못한다. 부자들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지만 전문가의 조언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증권사 직원들은 정보에 우월하지만 내 돈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내 돈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증권회사 객장 직원은 많이 알지만 기회를 잡는 능력은 부족하다. 부자들은 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정보와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안다.



 

 부자사전 8 부자가 더 큰 부자 된다

 

돈은 물과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돈은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부자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유식(전 증권사 지점장)-

 

부자와의 게임에서 항상 승자는 부자이다. 부자는 안부자를 안다. 대부분이 겪어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안부자들 위에 있으면서 더더욱 부자가 된다.

 

 부자사전 9 이미 늦었다는 말은 없다

 

뉘우치는 정도, 딱 그만큼만 발전한다.”

-이준채(부동산업)-

 

부자 100명 중 42명이 부자와 안부자의 차이점은 돈을 벌 기회를 찾아내는 안목이 있고 없음에 있다고 했다. 회사원인 안부자는 투자한 돈을 계산에 포함시킬 줄 모르지만, 부자는 투자 대비 수익을 계산해낸다. ‘돈 맛이라는 말을 자주한다. 일반인들에게 돈 맛돈 쓰는 맛이지만 부자에게 돈 맛은 돈을 벌고 모으는 맛이다.

부자들은 부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다. 그리고 목표를 정하면 집요하게 끝장을 본다.

 

 부자사전 10 월급쟁이 때부터 사장의 눈높이에 맞춰라

 

세상에 내 일이 아닌 것은 없다.

돈을 버는 데는 무관심이 가장 큰 적이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성공한다.”

-손성필(분양 대행업)-

 

샐러리맨이 성공하려면 일찍부터 경영 마인드를 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신의 한계로 작용해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의사나 여성이 타던 차는 사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조심스럽게 타고 다녀서 엔진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이다. 사장 마인드로 일한 샐러리맨은 자기 사업을 시작하면 그동안 쌓은 내공을 발휘한다.

 

 부자사전 11 돈 버는 공부 삼각함수보다 어렵다

 

세상에는 많은 시험이 있다.

그러나 부자는 시험 봐서 되는 게 아니다.”

-문지형(전자부품 회사 사장)-

 

명문대 출신은 실리보다는 명분과 허영을 좇기 때문에 부자가 될 가능성이 적고, 현재 위치에 만족하는 경향이 있어서 기회를 기회로 보지 않는다. 명문대 출신도 돈 버는 공부를 해야 한다. 돈을 버는 것은 삼각함수보다 훨씬 심오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부자사전 12 돈 자랑을 하지 않는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아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모르는 것이 없으면 아는 것이 없기 마련이다.”

-왕부지(명말청초 사상가)-

 

일본에 이런 속담이 있다. “무능한 개는 낮에 짖는다.” 능력이 모자랄수록, 시원찮을수록, 완전하지 않을수록,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는 행동을 한다는 뜻이다. 큰 부자는 자신의 재산이 얼마인지 떠들지 않는다. 부자라는 것을 알리는 것조차 조심한다.

 

 부자사전 13 원칙을 칼처럼 적용하라

 

돈은 기회다.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에 따라 기회가 많고 적을 뿐이다.”

-권영주(의류업)-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원칙이 중요하다. 한 번쯤 원칙을 어길 수 있고 한 번쯤은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두 번 이상 원칙을 어기게 되면 그 원칙은 무너진다.

 

 부자사전 14 한번 온 기회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독하고 모질다는 소리를 수천 번 이상 들어야

부자가 될 자격이 있다.”

-김인철(의사)-

 

부자가 되려면 철저한 기회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한번 기회를 잡으면 최대한 활용한다. 돈 많이 벌면서 존경까지 받을 생각하지 말라.

 

 부자사전 15 부지런함은 기본이다

 

재미를 붙여야 새벽에 눈이 떠진다.

습관이 되면 삶에 힘이 붙는다.”

-신태준(자동차 부품회사 경영)-

 

100명의 부자들 중 67명이 5~6시에 일어났다. 거의 대부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일찍 일어나면 머리가 맑으며 남들보다 시간을 더 쓸 수 있고, 일찍 자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와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어느 책을 보아도 성공한 사람들은 아침형인간이다.)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지만 부자는 일찍 일어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자수성가한 부자치고 게으른 사람 없다.

 

 부자사전 16 무자비함을 배워라

 

착하게 사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게 돈 버는 기준이라면 나는 평생 가난뱅이 신세였을 것이다.”

-진성호(상가 임대업)-

 

착하게 살고, 법을 지키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부자가 되는 방법은 아니다. 돈은 최고의 공격수단이다.

 

 부자사전 17 큰손들의 부동산 투자 노하우

 

어떤 면에서 부동산 투기는 필요악이다.

거품이 끼어야 경기가 좋아진다.

투기를 단속하는 정부도 그걸 잘 알고 있다.”

-서형준(임대업)-

 

부자들은 부동산 개발 정보에 능통하기 때문에 개발 계획 발표 전에 손을 댄다. 정보를 얻으면 발품을 팔아 답사를 하고 땅을 매입하는데, 현지인들이 눈치채기 전에 여러 사람들을 내세워 단시간 매입한다. 오래 걸려도 묵묵히 기다린다. 정부 정책의 수를 꾀고 있고, 관련 정보를 공부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절대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건드리지 않는다.

 

 부자사전 18 거꾸로 생각하라

 

별다른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가위 낼 때 바위를 내면 되고 바위를 낼 때 보를 내면 된다.”

-성재철(조명매장 운영)-

 

경기 흐름을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신문을 보는 것이다. 몇 가지 대표주식을 정해서 날마다 체크한다. 이것으로 증권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전국 주요 아파트 시세를 살피면 돈이 쏠려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경매 물건을 보면 각 지역의 시세를 알 수 있다. 재미를 느끼면서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신문의 광고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광고가 전에 비해 궁해 보이면 경기 후퇴기이다. 반면 전면 칼라 광고가 눈에 팍팍 띄면 경기가 꼭대기이다.

신문에서 불황이라고 떠들 때 주식을 사고, 개미들이 빚 얻어서 투자하기 시작하면 내리막이 시작된 것이니 팔아야 한다.

주가는 경기 변동에 앞서고 부동산은 경기와 궤를 같이한다. 주가는 경기가 회복되기 전에 오르기 시작하고 호황기에 접어들면 과열 조짐을 보이다가 하락세로 돌아선다. 부자는 늘 먼저 움직이기 때문에 먹을 것이 많다.

 

 부자사전 19 투자에 부화뇌동은 없다

 

하늘만 바라보면서 농사짓는 사람과 물길을 내어놓고 농사짓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많은 수확을 거두겠는가!”

-최충호(저축은행 설립자)-

 

주식투자로 성공하려면 살 때나 팔 때나 귀를 막아야 한다. 부회뇌동했다가는 손실을 보기 쉽다. 주식투자를 하려면 대상 기업의 재무제표화 사업계획서의 타당성 정도는 볼 줄 알아야 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 등이 1년 전이나 6개월 전에 비해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주식투자의 기본이다.

나쁜 종목은 증권 소식지에 회사 이름 자주 바꾸고, 사업 내용이 툭하면 이랬다 저랬다 하는 회사들이다.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는 정보조차 보지 않고 남 얘기만 듣고 투자하면 안 된다.

 

 부자사전 20 돈은 머리가 아닌 발로 벌어라

 

이상한 것은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돈을 벌고 싶어 안달을 하면서도 자기 동네 분양사무소도 가보지 않는다.”

-이준수(공인회계사)-

 

다리품을 팔아 돌아다녀 봐야 부동산의 미래를 볼 수 있다. 투자할 돈이 마련된 뒤 부동산에 눈을 돌리면 공부가 덜 된 상태에서 오판을 할 수 있다. 평소에 부동산 쪽에 관심이 있다면 자금이 마련되지 않더라도 공부를 미리 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 목표가 생기고 노력할 수 있다. 부동산 분양 사무소를 몇 번이나 가봤는가? 유리한 금융상품을 알아보러 몇 번이나 금융기관에 들렀는가?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가닥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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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나온 책이라 이제는 흔히 알고 있는 내용들도 많지만, '부'나 '성공'에 가까워지고 싶다면 꼭 알아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 요즘 자기계발서를 많이 보고 있는데 정말 성공한 사람치고 늦잠 자는 사람이 없다. <생각의 비결>에서 김승호 회장은 하루에 두 번 6시를 맞는 사람이 성공한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남들과 똑같이 게으르고 똑같이 움직여서 성공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긴 하다. 구체적인 방법을 가르쳐준다기보다는 큰 틀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에 마음가짐을 다잡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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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문제를 모두가 함께 해결해나가길 바라며

 

"성폭행을 당한 일에 대해 용기 내어 말했을 때 엄마는 제일 먼저 내게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느냐고 물었다." 여자는 품위가 단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데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졸업 작품 프로젝트로 성폭력의 정신적 외상이 현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일상생활에서 이는 어떻게 다루어질지 토론하던 중 나온 이야기다. 그 밖에도 "어머, 나도 그런 일이 있었는데."라든가 "그 얘길 듣고 보니 내가 경험했던 일이 생각난다."라든가 "예전에는 말 못했는데 이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반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 경험담을 책으로 만들었다. 모두가 읽고 공유하도록. 그럼으로써 문제의 근원이 여성의 '존엄성' 부족에 있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피해자가 무시당하지 않고 분명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피해의 생존자들, 나는 그들의 폭로가 일종의 치유 과정이 되길 바랐다. 그리고 방관자들 또한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이 문제에 관한 조치를 취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런 일들이 실제 삶에서 매우 흔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라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책을 읽고 분노와 무력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토론에는 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변화를 꾀하기를 열망한다. 사회는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폭력을 묵인해서는 안 되고 희생자는 자신의 상황을 알려야 한다. 침묵 속에서 홀로 고통당하기보다 함께 이야기할 때 우리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마리아 스토이안

 

성폭력을 경험한 전세계 남녀의 20가지 이야기

 

이 책은 전세계 남녀가 실제 경험한 폭행과 학대의 현장을 그린책이다. '그래픽노블'이라는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도서관에 페미니즘에 관한 다양한 책들을 한켠에 모아두었는데 뭔가 불편해 보이는 여성의 표정과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라는 저 말에서 이미 어떤 책인지 촉이 왔다. 성희롱에 항의하는 여성들이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아닐까. 책에는 누구나 경험해봤을 대중교통에서의 성추행, 데이트 폭력, 어린아이들이 지인들에게서 당하는 성추행과 성폭력 등 20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중요한 건 '여성만이 피해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피해자가 어린아이거나 여성이지만, 가볍게는 같은 남성으로부터 신체접촉을 강요당하거나 여자친구에게서 성폭력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여친에게 성폭력을 당하는 남성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전여자친구는 자살협박으로 남자친구를 복종하게 만들었는데, 헤어진 후에도 잠자는 남성의 침대에 알몸으로 들어오거나 계속 협박에 가까운 말들을 남기는 등 도를 넘은 행동을 했다.  하지만 남성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녀를 고발했다면 오히려 내가 비난받았을 게 분명하다."



 

너무도 쉽게 일어나는 일들

 

내가 지하철을 탄 건 오후 2시쯤이었다.

그때 치마 밑으로 손 하나가 미끄러져 들어오는 느낌이 있다.

서로 밀리고 밀치는 만원 지하철 안에서 나는 그 손이 우연한 접촉이려니 하고 넘겼다.

그런데 지하철이 출발하자마자 네 개도 넘는 손들이 다시 치마 속으로 들어왔다. (9~10p)

 

친구 중에 웬만하면 지하철을 안 타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지하철만 타면 성추행을 당해서 정말 아주 먼 거리가 아니면 버스를 탄다고 했다. 여성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일이지만, 그 상황에서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떻게든 혼자 버텨보려고, 아마 우연일 거라고, 아니면 빨리 다음 역에서 내려서 이 상황을 피하자고 생각하는 게 다반사이다. <어쩌면 어른>에서 손경이 강사가 태권도장에 다니는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했던 게 생각났다. 도복을 도장에서 갈아입는 초등학교 여자아이는 학원 버스 안에서 치마 속으로 중학생 오빠의 손이 들어오는 걸 알고 필사적으로 다리를 꼬고 힘을 줬지만 손은 더 깊숙이 들어왔을 뿐이라고 했다. 왜 주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냐고 하자, "엄마가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키는 거랬어요"라고 했단다.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도와줘야 하는 거다. 초등학교 아이가 어떻게 자기 몸을 지킬 수가 있겠나.

 

여기 나온 이야기 중 마음 아팠던 건 아홉 살짜리 여자아이의 경우이다. 가족끼리 자주 만나게 되어 알게 된 친구가 있었다. 남자애는 "키스하자" "내 거 손으로 만져줘" "입으로 해줘"라고 말하면서 이렇게 협박한다. "안 그러면 너희 아빠한테 혼날걸? 안 그러면 너희 아빠가 불같이 화낼걸?" 말했다면 아빤 분명히 이 상황을 해결해줬을 테지만, 난 무서워서 시키는 대로 한다. 너무 어려서 야단맞는 게 무서웠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들이 이런 식으로 성적 폭력을 당하고 자신을 자책하고 그것이 마음의 큰 얼룩으로 남아 모든 남자를 불신하게 되는 이 과정이 너무 가슴 아프다, 화가 난다.

 

하지만 성인 여성이라고 다르지 않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게 된 친구가 죽이 잘 맞아 서로의 집까지 왕래하게 된 한 여성, 그러다가 강제로 성폭력을 당하게 되는데 이 남자의 말이 어처구니가 없다. "울지 말고 즐겨라." 더 가관인 것은 결국 둘은 사귀는 사이가 되었고 여성은 일방적인 요구에 의한 섹스를 해야 했다. 그리고 모든 관계를 차단당했다. 나중에 헤어졌지만 그 일이 있은 후 그 여성은 5년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학교 다닐 때도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했다. 일부러 신체접촉을 하는 선생님, 막 달려가다가 가슴을 치고 도망가는 남학생들, 학교 앞을 배회하는 바바리맨. 왜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까? 왜 피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까? 초등학교 때가 생각난다. 친구랑 손 잡고 걸어가다가 변태 아저씨를 만났는데 우리는 그 사람의 중요한 부위를 만져야 했다. 역겹고 더러웠지만 거부할 수가 없었다. 친구랑 수돗가로 가서 손을 박박 씻었지만 우리는 어른에게 이 이야기를 하거나 도움을 청하지 않았었다. 그냥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숨겨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성폭력이 일어나면 엄마에게 제일 먼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좋으니 여성긴급전화 1336로 전화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남자들이 더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단순히 성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어떤 여성에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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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까지 꽤 큰 용기가 필요했다. 김애란의 신작들은 나오는 족족 바로 사서 읽어보곤 했는데, 왠지 자신이 없었다. 무지 가슴이 아프고 씁쓸할 것 같았다. 그래도 궁금함이 너무도 커서 지난여름 '미리보기'를 읽어보고 괜찮으면 책을 사려고 했는데..... '미리보기'에 올려놓은 단편이 이 소설집에서 가장 가슴 저민 이야기였다. 아무래도 못 읽겠다고, 외면하다 <82년생 김지영>을 읽곤 어쩌면 읽어볼 만할지도 모르겠다고, 내가 너무 지레 겁먹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어딘가에 멈춰서서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 같다. 누군가가 죽거나, 오랜 연인과 헤어지거나, 세상으로부터 사라지려 하거나, 익숙한 이에게서 낯선 거리감을 느끼는. 무언가를 잃고 갈 곳을 몰라 헤매이기는커녕 그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 흔히 단편집이 단편들 중 하나의 제목을 표제작으로 삼는 것과 달리 이 소설집은 <바깥은 여름>이라는 제목을 따로 붙였다. 아마 <풍경의 쓸모>에서 따온 제목인 듯하다.

 

휴대전화 속 부고를 떠올리며 문득 유리 볼 속 겨울을 생각했다. 볼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182p)

 

<침묵의 미래>를 제외한 6편의 소설이 세월호 이후에 씌였다. 자연스레 '세월호'의 그림자가 포개진다. 특히 첫 소설 <입동>이 그러하다. 처음으로 내 집 마련을 하고 누구보다 정성껏 집을 가꿨던 부부. 하지만 아이가 후진하는 어린이집 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진다. 손해배상을 받았지만 주인공이 보험회사 직원이란 이유로 악의적인 소문이 돈다. 직장을 그만두고 무기력해진 아내가 이웃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해 집에 틀어박히자 주인공은 이사를 가려고 한다. 하지만 집값은 살 때보다 많이 떨어져 있었고, 아이의 보험금 통장에는 절대 손댈 수가 없다. 어린이집에서 잘못 보낸 복분자액이 터지면서 얼룩덜룩해진 벽면을 손보겠다면서 셀프 도배를 하다가 아내는 오열한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풀을 걸레질하다 아이가 채 쓰다만 이름을 발견한 것이다.

 

지난봄, 우리는 영우를 잃었다. 영우는 후진하는 어린이집 차에 치여 그자리서 숨졌다. 오십이 개월. 봄이랄까 여름이란 걸, 가을 또는 겨울이란 걸 다섯 번도 채 보지 못하고였다. 가끔은 열불이 날 만큼 말을 안 듣고 말썽을 피웠지만 딱 그 또래만큼 그랬던, 그런 건 어디서 배웠는지 제 부모를 안을 때 고사리 같은 손으로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던, 이제 다시는 안아볼 수도, 만져볼 수도 없는 아이였다. 무슨 수를 쓴들 두 번 다시 야단칠 수도, 먹일 수도, 재울 수도, 달랠 수도, 입맞출 수도 없는 아이였다. 화장터에서 영우를 보내며 아내는 '잘 가'라 않고 '잘 자'라 했다. 다시 만날 수 있는 양 손으로 사진을 매만지며 그랬다.

(21p)

 

ㅡ여기 이사 오고 참 좋았는데. 당신도 그랬어?

ㅡ어.

ㅡ우리가 살아본 데 중에 제일 좋았잖아. 그렇지?

그랬다. 잠이 안 올 정도로 좋았다. 어딘가 가까스로 도착한 느낌. 중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원 바깥으로 튕겨진 것도 아니라는 거대한 안도가 밀려왔었다. 우리 분수에 이 정도면 멀리 온 거라고. 욕심 부리지 말고 감사하며 살자고 다짐한 게 엊그제 같은데. 영우가 떠난 뒤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조용해진 이 집에서 아내와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은 도배지를 들고 있자니 결국 그렇게 도착한 곳이 '여기였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절벽처럼 가파른 이 벽 아래였나 하는. 우리가 이십 년간 셋방을 부유하다 힘들게 뿌리 내린 곳이. 비로소 정착했다고 안심한 곳이 허공이었구나 싶었다. (32~33p)

 

ㅡ내 생일에 당신이 케이크 사왔잖아. 여기 식탁에서 같이 초에 불붙이고. 그때 영우는 태어나서 촛불 처음 보는 거였는데. 불을 무슨 엄청 신기한 사물 보듯 응시했잖아? 그날 내가 두 돌도 안 된 영우한테 장난으로 "영우야, 오늘 엄마 생일인데 뭐해줄 거야?" 하고 물었어. 그랬더니 영우가 어떻게 했는지 알아? 그 말도 못하던 애가 잠시 고민하더니 갑자기 막 손뼉을 치더라고. 영우가 나한테 박수 쳐줬어. 태어났다고.....

아내는 연주를 끝낸 뒤 수천 명의 기립 박수를 받은 피아니스트마냥 울었다. 사람들이 던진 꽃에 싸인 채. 꽃에 파묻힌 채.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사람마냥 내가 붙들고 선 벽지 아래서 흐느꼈다. 미색 바탕에 이름을 알 수 없는 흰꽃이 촘촘하게 박힌 종이를 이고서였다. 그러자 그 꽃이 마치 아내 머리 위에 함부로 던져진 조화花처럼 보였다. 누군가 살아 있는 사람에게 악의로 던져놓은 국화 같았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처음에는 탄식과 안타까움을 표한 이웃이 우리를 어떻게 대하기 시작했는지. 그들은 마치 거대한 불행에 감염되기라도 할 듯 우리를 피하고 수군거렸다. 그래서 흰 꽃이 무더기로 그려진 벽지 아래 쪼그려앉은 아내를 보고 있자니, 아내가 동네 사람들로부터 '꽃매'를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라'며 줄기 긴 꽃으로 아내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ㅡ다른 사람들은 몰라.

나는 멍하니 아내 말을 따라 했다.

ㅡ다른 사람들은 몰라. (37p)

 

<노찬성과 에반> 찬성은 아버지를 여의고 할머니와 산다. 할머니가 일하는 휴게소에 갔다가 화단에 묶여 있는 강아지를 발견하고 데려와 키운다. '에반'이라 이름 붙여준 강아지는 이미 노견이었지만 찬성은 에반에게 의지한다. 데려오고 2년이 흐르자 에반의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아 동물병원을 찾는다. 에반은 암이었다. 의사는 수술을 해도, 안 해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한다. 찬성은 에반의 안락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단지 알바를 해서 돈을 모으지만 할머니가 얻어다 준 휴대전화에 필요한 것을 하나씩 사다 보니 어느 새 절반의 돈이 날아가버렸다. 에반에게 줄 핫바를 사서 귀가한 날, 에반은 '아마도' 스스로 차에 뛰어들어 숨진다.

 

<건너편> 도화는 교통정보센터에서 일하는 경찰공무원, 같이 사는 이수는 공무원 준비를 하다가 포기한 직장인이다. 둘은 노량진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다. 도화는 아들이 결혼하니 나가줬으면 좋겠다는 집주인과 이야기하다가 이수가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고 반전세로 전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2월 25일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비싼 회를 먹다가 도화는 이수가 보증금 뺀 돈으로 직장에 가는 척하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헤어짐을 통보한 도화는 주인아주머니를 만났을 때 이수에게 느꼈던 감정이 배신감이 아니라 안도감이었다는 걸 깨닫는다.

 

이수가 공부를 그만둔 계기는 '도화'였다. 이수는 도화가 '어디 가자' 할 때 죄책감 없이 나서고, 친구들이 '놀자'할 때 돈 걱정 없이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건 사소한 갈등에 속했다. 당시 이수를 가장 히들게 한 건 도화 혼자 어른이 돼가는 과정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일이었다. 도화의 말투와 표정, 화제가 변하는 걸, 도화의 세계가 점점 커져가는 걸, 그 확장의 힘이 자신을 밀어내는 걸 감내하는 거였다. 게다가 도화는 국가가 인증하고 보증하는 시민이었다. 이 사회의 구성원이되 아직 시민은 아닌 것 같은 사람이었다. 입사 초 수다스러울 정도로 조직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던 도화가 어느 순간 자기 앞에서 더이상 직장 얘길 꺼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이수는 모든 걸 정리하고 노량진을 떠났다. (98~99p)

 

<침묵의 미래> '나'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는 소수언어 중 하나이다. 천여 명의 소수언어 화자가 천여 개의 언어를 지키며 사는 '소수언어박물관'에서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언어로 얘기하다 죽음을 맞이한 후두암에 걸린 노인을 떠나왔다. '나'는 사라지고 있다.

 

<풍경의 쓸모> '나'는 대학교 시간강사이다. 서울에서 다섯 시간 걸리는 지방대학에 나가 강의를 한다. 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문화콘텐츠 학과 곽교수를 만난 '나'는 차를 얻어 타고 가다가 곽교수가 낸 사고를 자신이 낸 것으로 처리하게 된다. 얼마 후 문화콘텐츠 학과에 교수 임용이 공지되고 '나'는 은사를 통해 '곽교수'가 반대해서 임용에서 떨어졌음을 알게 된다. 태국의 뜨거운 태양아래서. '나'의 이야기와 추문에 휩싸여 교직과 가족을 떠난 아버지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아버지를 만난 날, 그러니까 아버지가 내게 돈을 빌리러 집 앞까지 찾아온 날, 아버지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아버지는 팔을 길게 뻗어 발신자 이름을 확인했다. 그때 나는 아버지가 사물을 '그런 식'으로 보는 것에 조금 충격을 받았는데, 오래전 우리를 떠난, 그것도 '여자' 때문에 떠난 젊은 아버지가, 노안이란 걸 깨달아서였다. 아버지는 미간을 찌푸린 채 발신 번호를 판독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그 바람에 내가 휴대전화 화면에 뜬 사진을 둟어져라 쳐다보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등산복 차림이었다. 아버지와 그 여자는 볼을 맞댄 채 카메라를 보고 있었다. 두 사람 뒤로 탁 트인 하늘과 사방이 울긋불긋하게 물든 겹겹의 산봉우리가 보였다.

'둘이 정상에 올랐나보다.....'

조소인지 질투인지 모를 감정이 일어났다.

'등산이라니, 참 전형적으로 사신다.'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가을 풍경 속에 안긴 두 사람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어쩐지 두 사람이,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순간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기 십상임을 아는 사람들 같아서였다. (181~182p)

 

<가리는 손> 남편과 헤어지고 홀로 열다섯 아이를 키우는 '나' 재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이유로 편견에 시달리며 컸다. 그런데 중학생 노인 폭행 사건 동영상에 목격자로 연루된다. 재이는 내가 아는 그 사랑스러운 아이일까?

 

나는 늘 당신의 그런 영민함이랄까 재치에 반했지만 한편으론 당신이 무언가 가뿐하게 요약하고 판정할 때마다 묘한 반발심을 느꼈다. 어느 땐 그게 타인을 가장 쉬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한 개인의 역사와 무게, 맥락과 분투를 생략하는 너무 예쁜 합리성처럼 보여서. (200p)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남편은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다가 숨졌다. 아이도 구하지 못했다. '나'는 남편이 자주 사용하던 '시리'에게 '고통'과 '죽음' 등에 대해 물으면서 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버린 남편에 대해 여전히 화가 나 있다. 그러던 어느날 죽은 아이의 누나에게 편지를 받고,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편지지 위 삐뚤빼뚤한 글씨를 좇다 나도 모르게 눈가가 흐려졌다. 눈앞에 얼룩진 문장 위로 지용이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소리도 못 지르고 연신 계곡물을 들이켜며 세상을 향해 길게 손 내밀었을 그 아이의 눈이 아른댔다. 당신을 보낸 후 줄곧 보지 않으려 한 눈이었다. 나는 당신이 누군가의 삶을 구하려 자기 삶을 버린 데 아직 화가 나 있었다. 잠시라도, 정말이지 아주 잠깐만이라도 우리 생각은 안했을까. 내 생각은 안 났을까. 떠난 사람 마음을 자르고 저울질했다. 그런데 거기 내 앞에 놓인 말들과 마주하자니 그날 그곳에서 제자를 발견했을 당신 모습이 떠올랐다. 놀란 눈으로 하나의 삶이 다른 삶을 바라보는 얼굴이 그려졌다. 그 순간 남편이 무얼 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 (265~266p)

 

아프지만, 그래도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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